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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 사정권에 들어온 치매·조현병…'기억'과 '수정 가능한 기억' 함께 만들어진다

IT/과학

    정복 사정권에 들어온 치매·조현병…'기억'과 '수정 가능한 기억' 함께 만들어진다

    뇌 속 별세포가 수정 가능한 기억을 형성
    별세포,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인지적 유연성' 형성
    조현병, 자폐, 치매 등 뇌질환 치료 초석

    별세포(성상교세포)는 주변의 여러 시냅스를 동시 조절하여 시냅스를 만들거나 지우며 기억을 수정한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별세포(성상교세포)는 주변의 여러 시냅스를 동시 조절하여 시냅스를 만들거나 지우며 기억을 수정한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뇌의 해마에 있는 별세포(astrocyte)가 주변의 여러 시냅스들을 통합.조절해 수정 가능한 '유연한 기억'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별세포가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인지적 유연성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조현병이나 치매, 자폐 등과 같은 뇌질환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은 21일 "별세포가 D-serine을 분비하며, NMDA수용체 활성을 제어해 주변 시냅스들을 동시 조절함으로써 인지적 유연성을 매개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혔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분야 권위지인 생물정신의학(Biological Psychiatry, IF=13.382)지 온라인 판에 12월 21일자로 게재됐다. 시냅스는 신경세포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공간이다.

    사람이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인지적 유연성에서 D-세린(D-serine)이란 물질이 중요한 데, 이전 연구에서는 별세포가 시냅스 작동에 중요한 NMDA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는 사실까지 규명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별세포의 D-세린 분비 → NMDA수용체 활성제어 → 주변시냅스 동시 조절 → 인지적 유연성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진은 '위해 별세포'의 D-세린 분비 여부를 알아보고자 해마 내 별세포에서 칼슘을 억제하거나 Best1 이온통로의 발현을 억제해봤다. 그랬더니 NMDA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glutamate, D-세린의 양(NMDAR 톤)이 감소했다. 베스트1(Best1) : 칼슘에 반응하는 음이온 통로. 교세포에서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할 때 이용된다.

    둘째로 '스니퍼 실험'을 통해 별세포가 D-세린과 glutamate 모두를 분비하며, Best1 이온통로를 통해 NMDAR톤을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니퍼 실험은 탐지세포를 통해 특정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을 측정하는 실험을 말한다.

    NMDAR 톤을 줄여 NMDA 수용체 활성을 저하시켰더니, 학습 시 자극되는 동종시냅스 뿐 아니라 자극되지 않는 이종시냅스의 장기 약화(long-term depression, LTD) 또한 억제됐다. 이종시냅스 장기 약화가 억제되면 시냅스 가소성 및 강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종시냅스의 장기 약화로 만들어진 유연한 기억과 인지적 유연성.  초기 학습 시기에 동종시냅스 장기 강화(homosynaptic LTP)가 일어나면서 동시에 강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종시냅스에서는 장기 약화(heterosynaptic LTD)가 일어난다. 이종시냅스 장기 약화는 이후 자극(학습)에 대한 가소성을 가능하게 해주고 인지적 유연성, 즉 기억 수정을 가능하게 한다. NMDAR 톤을 매개하는 Best1 이온통로가 없어진 별세포는 이종시냅스 장기 약화를 유도하지 못하게 되고 이에 따라 수정이 어려운 기억을 형성하게 한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이종시냅스의 장기 약화로 만들어진 유연한 기억과 인지적 유연성.  초기 학습 시기에 동종시냅스 장기 강화(homosynaptic LTP)가 일어나면서 동시에 강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종시냅스에서는 장기 약화(heterosynaptic LTD)가 일어난다. 이종시냅스 장기 약화는 이후 자극(학습)에 대한 가소성을 가능하게 해주고 인지적 유연성, 즉 기억 수정을 가능하게 한다. NMDAR 톤을 매개하는 Best1 이온통로가 없어진 별세포는 이종시냅스 장기 약화를 유도하지 못하게 되고 이에 따라 수정이 어려운 기억을 형성하게 한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를 갖고 이종 시냅스 장기 약화와 기억 수정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모리스 수중 미로(Morris water maze)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은 생쥐를 학습시켜 물속에 숨겨진 탈출섬을 찾게 하는 실험인데, 탈출섬의 위치를 바꾸면, 생쥐는 탈출을 위해 이전에 학습했던 기억을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학습 시기에 NMDA 수용체 활성 저하로 이종시냅스 장기 약화가 억제된 생쥐의 뇌에서는 기억의 수정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했다. 이종시냅스 장기 약화가 기억 수정에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①각성 및 집중 관련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이 주변 별세포를 활성화해 NMDA 톤을 증가시킨다. ②이는 시냅스의 장기 약화를 이끌어 시냅스 가소성을 유도함으로써 수정할 수 있는 기억을 형성한다.

    이상의 연구결과는 기존 연구결과와 큰 차이가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기억은 이전 학습에서 자극됐던 동종시냅스를 변화시켜 필요시 수정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기억 형성 시점부터 수정 가능한 기억이 만들어지며, 이에 학습 동안 자극되지 않았던 이종 시냅스 변화가 결정적이다'는 것을 밝혔다.

    이창준,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단장, 교신저자. 기초과학연구원 제공이창준,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단장, 교신저자.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이창준 연구단장은 "기억이 단순히 한 시냅스에서 형성될 것이란 기존 시야에서 벗어나, 별세포를 통해 여러 시냅스들이 통합적으로 동시 조절됨으로써 만들어지고 고쳐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고우현 차세대연구리더(YSF)는 "이번 연구는 조현병이나 자폐증, 초기 치매에서 인지적 유연성이 감소하는 원인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라 말했다.

    [이하 연구팀이 밝힌 연구성과와 차별점이다]

    이전 연구들에서는 기억은 수정이 필요할때만 시냅스의 변화를 줘서 기억을 수정한다고 해왔으며, 자극되었던 시냅스의 변화에만 초점을 잡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학습하는 동안 자극되지 않은 시냅스들도 변화할 수 있고 이 변화가 이후 기억의 수정에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기억이 형성되면서부터 수정 가능한 기억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별세포가 자극되지 않은 다른 시냅스들의 변화를 통합적으로 조절하며, 인지적 유연성을 매개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혔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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