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영이 23일 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단식 2회전에서 상대 공을 쫓아가고 있다. 코리아오픈 조직위원회한국 여자 테니스 기대주 정보영(18·안동여고)이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정보영은 22일 서울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장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11만5000 달러·약 1억3640만 원) 2회전에서 이사벨라 시니코바(불가리아)에 졌다. 세트 스코어 0 대 2(1-6 0-6) 완패였다.
전날 정보영은 세계 랭킹 521위 올리비아 챈드라물리아(호주)를 꺾고 생애 첫 WTA 투어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세계 226위 시니코바는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경기력으로 정보영을 압도했다.
시니코바는 180cm가 넘는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있는 스트로크와 서브로 10cm 이상 작은 정보영을 밀어붙였다. 한때 세계 133위까지 올랐던 관록까지 더한 시니코바에 정보영은 패기로 맞섰지만 힘을 쓰지 못했다. 마지막 득점도 정보영의 세컨드 서브를 강력한 백핸드 리턴이었다.
정보영은 올해 한국 테니스 유망주의 산실 장호 홍종문배 단식 정상에 올랐다. 올해 국제테니스연맹(ITF) 김천 국제 주니어 테니스 투어와 순창 주니어 투어까지 제패하며 여자 기대주 중 최강으로 꼽혔다. 장호배 우승 부상으로 주어진 코리아오픈 단식 와일드카드 출전권으로 정보영은 WTA 투어에 첫 선을 보였다.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지만 16강전에서 자신의 현재 실력을 냉정하게 파악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정보영은 "힘과 경험 등 모든 면에서 밀렸다"면서 "그동안 국제 대회에서 주니어들만 상대했는데 WTA 선수들은 역시 달랐다"고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이어 "상대가 워낙 잘 받아 넘겨서 힘이 들어가 장기인 서브도 잘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좋은 교훈을 얻었다. 정보영은 "웨이트 훈련을 더 해서 힘을 길러야겠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또 상대는 그날 잘 되는 부분을 계속 밀어붙이고, 안 되면 전술을 바꾸는데 그런 부분도 배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회전 승리로 랭킹 포인트 15점을 얻은 게 소득"이라면서 "내년 국제 대회에 많이 출전할 수 있게 됐으니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보영은 내년 라켓 스포츠 명문 NH농협은행에 입단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선수들의 해외 투어 출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보영은 이번 대회 단식 1회전에서 역시 시니코바에 진 언니 정영원(NH농협은행)과 복식에 출전해 단식의 아쉬움을 씻을 태세다.
앞서 열린 2회전에서도 최지희(NH농협은행)가 아리안네 하르토노(네덜란드)에 0 대 2로 졌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장수정(215위·대구시청)이 23일 세계 주니어 랭킹 2위 린다 프루비르토바(305위·체코)와 격돌한다. 한나래(270위·인천시청)도 우승 후보이자 톱 시드로 16강에 직행한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98위·프랑스)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