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 주민들이 핵산 검사를 받고 있다. 중국 CCTV 캡처진시황의 무덤과 병마용갱으로 유명한 중국 서부 인구 1300만 명의 거대 도시인 시안(西安)이 사실상 봉쇄됐다.
그동안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중소도시를 폐쇄식으로 관리한 적은 있었지만 인구 1천만 명이 넘는 대도시를 사실상 봉쇄한 것은 지난해 우한 봉쇄 이후 처음이다.
시안시 방역 당국은 전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23일 0시부터 코로나19 예장을 위한 도시의 전 주거지와 촌에 대한 폐쇄식 관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봉쇄식 관리 첫날 시안은 병원, 슈퍼 등 필수 업종을 뺀 모든 상점과 사무실, 학교가 문을 닫은 가운데 필수 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 가정에 머물고 있다.
각 가정에서는 이틀에 1명만 생활용품 구입을 위한 목적으로만 외출이 가능하며 그 외 다른 가족은 일절 외출을 할 수 없다. 외출을 하려면 해당 단위에서 발급한 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물건 동난 마트 진열대. 지무신문(極目新聞) 캡처시안에 있는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는 것도 사실상 금지된다. 시안시 방역당국 관계자는 "모든 시민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도시를 떠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시안을 떠나려면 48시간 이내에 발급받은 핵산검사 증명서 외에도 거주지 단위의 승인 및 증명서가 필요하다. 교통경찰이 비필수자가 시안을 떠나지 못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시안과 다른 도시를 연결하는 시외버스 운행은 정지되었고 비행기도 국내선은 모두 취소됐다.
이날 시안을 떠나 제주로 가는 진에어 항공편은 정상 운행되지만 공항까지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귀국하려는 현지 교민들의 애로가 클 전망이다.
시안에는 전날까지 41개 지역이 고·중 위험 지역으로 지정돼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은 해당 지역을 벗어나는 게 엄격히 금지됐다. 그런데 하루 사이에 도시 전체 주거지에 대한 봉쇄식 관리에 들어가면서 시안 전체가 중고위험지역이 된 셈이나 마찬가지다.
'시안 찌아요(시안 화이팅)'. 지우파이신원 캡처시안시가 갑자기 사실상의 도시 봉쇄에 들어간 것은 지난 9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17일 7명, 18일 일 10명, 19일 21명, 20일 42명, 21일 52명 등으로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안은 원래부터 선제적으로 방역을 잘했던 곳인데 이번에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상부의 문책이 있으면서 방역등급을 대폭 상향해 도시 전체를 봉쇄식으로 통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침 방역을 담당하고 있는 쑨춘란 부총리가 현지 지도를 하고 있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23일 발표에 따르면 시안에서는 전날에도 6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날 심야시간에 이뤄진 발표에서는 2차 전수검사에서 127건의 양성사례가 확인되는 등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시안시는 이날 3차 전수검사를 실시한다.
봉쇄식 관리 지침이 발표되면서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마트 등으로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고 생필품 등이 동나기도 했다.
관찰자망은 전날 오후 마트와 시장마다 라면과 채소 등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려 순식간에 물품이 동났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가족 3명이 모두 나와 물건을 고르고 30분을 기다렸으나 사람들이 많아 결제를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