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유니폼 입은 나성범. 연합뉴스자유계약선수(FA) 역대 최대 규모로 KIA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33)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IA는 1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나성범의 입단식을 개최했다.
나성범은 먼저 "좋은 성적을 거두고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꾸준한 성적을 비롯해 다방면에서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인의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나성범은 지난해 12월 23일 KIA와 계약 기간 6년 총액 150억 원(계약금 60억 원, 연봉 60억 원, 옵션 30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 미국에서 돌아온 이대호가 롯데와 4년 계약을 맺으며 받은 역대 FA 최대 규모액 150억 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계약한 나성범은 "계약금 때문에 부담이 되진 않는다. 오히려 가치를 인정해 주신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준비를 잘해서 그만큼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도 부담 갖지 말고 하던대로 하라고 말씀해주셨다"면서 "하던 대로 하되 신인의 자세로 임하겠다. NC 시절보다 준비를 잘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KIA는 타선의 침체로 지난 시즌을 9위로 마감했다. 팀 득점(568점)과 장타율(3할3푼6리) 부문에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성적을 남겼다.
그만큼 나성범 영입이 간절했다. 나성범은 "어떤 역할이든 준비됐다. 장타 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필요에 맞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어느덧 프로 11년 차가 됐다. 팀 내 중고참인 나성범은 "후배들에게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최대한 전수해 줄 생각"이라면서 "야구뿐만 아니라 팀 문화 등 여러 가지로 구단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베테랑 거포 타자 최형우와 호흡도 기대를 모은다. 나성범은 "(최)형우 형이 삼성에서 뛰던 시절부터 같이 시합을 하면서 많이 봤다. 대단한 타자라고 생각한다. 옆에서 많이 물어보고 배울 것"이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배트 휘두르는 나성범. 연합뉴스나성범은 2019년 5월 도루를 하다가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및 연골판 파열 부상으로 선수 생명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듬해 복귀해 타율 3할2푼4리 34홈런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 시즌에는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1리 33홈런을 기록했다.
나성범은 "욕심이 나서 전경기 출장을 고집했다. 무릎 수술 후 수비에 더 많이 나갔다. 잦은 실수가 있었지만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면서 "지난 시즌 내 성적에 80점을 주고 싶다. 타율은 2할대였지만 다른 부분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KIA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나성범은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나성범은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무릎 핀 제거를 하고 재활하면서 포스팅을 기다렸다"면서 "좋은 결과가 있을 줄 알고 기다렸는데 안돼 힘든 시간이었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도 국내에서 열심히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선수들의 꿈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이지만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황이 안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KIA라는 좋은 팀에 온 만큼 기분이 너무 좋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그냥 내가 옷을 하나 사서 이름을 마킹해 입을 생각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KIA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의 첫 번째 목표는 우승이다. 나성범은 "김종국 감독님과 장정석 단장님이 계실 때 이루고 싶다. 믿고 뽑아주신 만큼 보답하고 싶다"면서 "일단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계약 기간 6년 동안 몸 관리를 잘해서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수치상으로 홈런, 타점 등 모든 기록이 오르면 좋겠지만 혼자 잘한다고 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면서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매 시즌 다치지 않고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갖고 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