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중국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황대헌이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편파 판정이 없는 쇼트트랙 경기장은 황대헌(24·강원도청)의 독무대였다. 황대헌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황대헌은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9초21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총 10명이 나선 경기에서 가장 빨랐다.
이날 황대헌은 초반 후위에 있다가 9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치고 나가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레이스를 펼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7일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1위로 들어오고도 황당 판정으로 결승 진출이 좌절된 아쉬움을 털었다. 황대헌은 1500m에서 논란의 빌미조차 제공하지 않는 레이스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황대헌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1000m 때의 그 경기도 정말 저는 깔끔한 경기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래서 오늘 더 깔끔한 경기를 준비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깔끔한 경기 중에 오늘이 제일 깔끔한 경기로 전략을 세워서 나왔다"면서 전략이 적중했다고 평가했다.
9일 중국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황대헌이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7일 편파 판정으로 얼굴이 무거웠던 황대헌은 이날은 활짝 웃어 보였다. 그는 지난 7일 경기에 대해 "정말 지나간 일이라서, 물론 저도 사람이니까 안 괜찮다"면서도 "안 괜찮은데, '괜찮다 괜찮다'하면 또 괜찮아지더라"면서 마음을 다잡았다고 설명했다.
황대헌은 "정말 이렇게 절실하게 벽을 두드려서 안 될 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다음 경기도 또 하나의 벽이라고 생각하고 결과가 어떻게 되든 계속 두드릴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결승선 통과 당시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는 황대헌은 지금까지 노력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극 마크를 달고 이렇게 높은 자리에 있게 돼서 너무 영광스럽고 또 국민 여러분들이 너무나도 많이 응원을 해 주셔서 정말 든든하고 따뜻해서 진짜 더더욱 힘을 많이 냈던 것 같다"면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준비한 것을 다 보여준다면 또 결과는 이렇게 알아서 따라온다고 저는 믿고 있어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모두 파이팅입니다." 황대헌은 함께 노력한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와 격려를 전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판정 도움 없이 금빛 질주를 펼친 진정한 올림픽 챔피언의 소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