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 중인 정우영. LG트윈스프로야구 LG의 불펜 에이스 정우영(23)은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 최종 명단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올해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해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정우영은 9일 LG의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면서 "무조건 금메달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노 메달에 그친 대표팀은 올해 아시안게임에는 젊은 선수를 위주로 선발할 계획이라 정우영도 충분히 뽑힐 만하다.
지난 시즌 정우영은 LG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70경기에 나서 7승 3패 2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점 2.22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3년 만에 2점대 평균자책점에 진입했고,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도 세웠다.
그 결과 정우영은 지난해 연봉 1억8000만 원에서 1억 원이나 인상된 2억8000만 원을 받게 됐다. 정우영은 "구단이 잘 챙겨주셔서 문제 없이 계약했고 작년에 한 만큼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야구에 대한 욕심이 컸는데 시즌을 치를수록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안주하지 않겠다는 정우영이다. "올해도 작년보다 더 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우영은 "작년보다 구속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리그 등판 1위(70경기)였던 정우영은 혹사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경기에 많이 나가서 좋았고 부담은 없었다"면서 "매일은 아니지만 자주 내보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는 지난해 함덕주에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 김진성을 영입하고, 임정우가 제대하는 등 불펜 전력이 강화됐다. 한결 부담을 덜게 된 정우영은 "매년 비슷하겠지만 개인적으로 혹사 문제는 없을 듯하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각자 위치에서 잘 던져준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인 중에서는 정우영과 같은 사이드암 투수 최용하(19)가 기대를 모은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 2차 17순위로 LG에 입단한 최용하는 이번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신인이다.
또 최용하는 정우영의 캠프 룸메이트다. 정우영은 "(최용하가) 아직 프로에서 쓰는 야구 용어를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던지는 폼부터 프로에서 생활하는 부분까지 전부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우영. LG트윈스정우영은 큰 부상이 없다면 9월 10일 개막하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정우영이 시즌 중 대표팀에 차출되면 최용하가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정우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신인 때 여러 상황을 겪다 보면 프로의 벽이 높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면서 "신인 때는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아마추어 때와 달리 매일 경기를 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 습관부터 프로다운 깔끔함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9년 신인왕 출신인 정우영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를 24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할 방침이다. 아직 팀 내 후배보다 선배가 많은 정우영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가면 고참급이 된다.
정우영은 "책임감이 있을 것 같다. 선배들이랑 운동하는 것도 좋지만 어린 선수들과 경험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도 "주장을 맡을 생각은 없다. 주장 뒤에서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부주장 정도의 역할이면 괜찮을 것 같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축구 대표팀에는 동명이인이자 동갑내기인 정우영(프라이부르크)도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있다. 정우영은 "축구에서 동명이인이 뛰는 것을 보고 나도 대표팀에 합류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정우영은 시즌 중 아시안게임을 치르러 가게 된다면 컨디션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일정 상으로는 작년에도 빠듯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점점 경험이 쌓이면서 컨디션을 관리하는 노하우도 알게 됐다. 아무리 빠듯해도 경기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