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형제가 들고온 돈 가방. 양산시청 제공경남 양산에 사는 삼 형제가 5년 동안 모은 용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내어놓았다.
아직 사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일 텐데 어른스럽게 이름도 밝히지 않고 '쿨'하게 돈 가방을 주고 사라졌다.
13일 양산시에 따르면, 설 연휴 시작 전인 지난달 말, 시청 사회복지과에 남자아이 3명이 불쑥 찾아왔다.
초등학생·중학생·고등학생 삼 형제라고 밝힌 이들의 손에는 알록달록한 손가방이 하나씩 들려 있었다. 그러고는 대뜸 "기부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무거워 보이는 손가방 3개를 탁자에 올려놨다.
가방을 열어 보니 얼마나 알뜰하게 모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10원짜리 동전부터 구깃구깃한 5만 원 지폐까지, 돈이 한가득 있었다.
삼 형제는 "가족 여행을 위해 5년간 열심히 용돈을 모았는데 코로나19로 계획이 무산돼 어려운 이웃을 돕기로 했어요"라고 말했다.
직원은 이들의 마음이 기특해 이름이라도 알고 싶어 물어봤지만, 끝내 알려주지 않고 사라졌다.
"이름은 몰라도 돼요. 그냥 가방 놓고 갈게요."
삼 형제가 기부한 373만 90원. 양산시청 제공설 연휴가 끝나고 담당 직원이 양산시복지재단에 입금하려고 돈이 든 가방을 들고 은행을 찾았다. 삼 형제가 모은 돈은 모두 373만 90원이었다. 소중한 돈은 저소득층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현주 사회복지과장은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모은 동전과 지폐를 선뜻 기부해준 삼 형제의 아름다운 마음 씀씀이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