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제공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참석차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12일(현지시간) 양자 회담을 갖고 현안을 논의했지만 역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 회담은 하야시 외무상 취임 후 첫 외교장관 회담으로 양측은 주요 현안과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특히 이번 회담은 일본이 일제 강점기 조선인 징용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나선 이후 양국 외교 수장이 처음 대면한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외교부는 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정 장관은 한일 양국이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로, 올바른 역사 인식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근간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 장관은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천 결정에 대해서 강한 유감과 함께 항의의 뜻을 재차 전달했다"며 "2015년 '일본 근대산업시설' 등재 시 일본 스스로 약속한 후속 조치부터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서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연합뉴스
그러나 하야시 외무상은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을 뿐이다.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하야시 외무상은 사도광산과 관련해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이라는) 한국 측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도광산이 문화유산으로 지닌 훌륭한 가치가 유네스코에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냉정하고 정중한 논의를 해 나갈 생각"이라면서 "한국 측과도 성실하게 논의하겠다"는 뜻을 반복해서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 3일 정 장관과 처음으로 통화할 당시 했던 발언과 같은 내용이다.
역사 현안을 놓고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한 양측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기 재가동을 위한 대북 대화의 필요성 및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