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이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경기를 마친 뒤 키스 앤 크라이 존에서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한국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유영(수리고)이 생애 첫 올림픽 데뷔전을 치르기 직전. 손을 맞잡고 있던 하마다 미에 코치는 유영의 뺨을 가볍게 때렸다.
그러자 유영은 더 밝아진 표정으로 씩씩하게 경기장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를 펼쳤다.
유영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6.80점, 예술점수(PCS) 33.54점, 합산 70.34점을 기록했다. 30명 출전 선수 중 6위에 올랐다.
피겨 퀸 김연아 이후 한국 피겨 여자 쇼트 프로그램 최고 순위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에서 쇼트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유영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오늘 그래도 큰 실수 없이 잘 마친 것 같아서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첫 올림픽 데뷔전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실 오늘 굉장히 긴장도 많이 되고 불안한 마음이 컸는데 그래도 그만큼 안 좋은 결과는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체 30명 중 27번째. 바로 앞에는 도핑 이슈로 뜨거운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경기를 펼쳤다. 논란 속에 전 세계 취재진이 몰린 만큼 유영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유영은 "사실 신경이 안 쓰였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지만 그냥 그래도 내 스케이팅이 우선이어서 그냥 오늘 연기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고 꿋꿋하게 말했다. 여러 사건들이 있지만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끝까지 자신의 연기를 펼쳤다는 것.
경기 전후로 하마다 코치가 뺨을 때리는 것에 대해 유영은 웃음을 보였다. 그는 "우리 엄마께서 부탁해 주신 건데 코치님한테 '내가 좀 정신 못 차리면 뺨 좀 때려 달라'고 말씀하셨다"며 "그래서 들어가기 전에 이렇게 해주시면서 코치님이 '이건 엄마한테 온 거야'라고 말해서 웃었다"고 설명했다.
유영은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좀 더 훈련 때처럼만 잘 했으면 좋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유영은 이날 회전수가 부족했던 주특기 트리플 악셀을 오는 17일 프리 스케이팅 때는 깔끔하게 성공시킬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