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중인 이지강. LG트윈스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LG 류지현 감독의 선발진 구상에는 뜻밖의 선수가 자리 잡고 있다. 아직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우완 이지강(22)이 두터운 LG의 선발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지강은 16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어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5선발 경쟁에 껴서 한 시즌을 잘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무명의 선수가 불펜도 아닌 선발을 노리는 것이다.
LG는 에이스 케이시 켈리와 새 외인 애덤 플럿코에 이민호, 임찬규가 올 시즌 선발진을 이룰 전망이다. 5선발이 확실치 않지만 후보들이 즐비하다. 좌완 김윤식, 손주영, 임준형을 비롯해 배재준, 채지선 등이 꼽힌다. 이런 가운데 1군 경험이 없는 이지강도 후보군에 뽑혀 다부진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당찬 이지강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9라운드 85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2019시즌을 마치고 군 입대를 한 뒤 지난해 복귀한 그의 KBO리그 공식 경기 출전 기록은 2019년 퓨처스(2군) 리그에서 5경기에 등판한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류 감독은 이번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지강을 포함시켰다. 본인조차 예상치 못한 캠프 합류 소식이다. 이지강은 "단체 메시지방에 초대된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믿기지 않아서 매일 확인해 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지강은 2019년에 입단했지만 이번이 첫 1군 캠프다. 그는 "입단하자마자 재활 캠프로 빠졌다. 이후 군 복무를 해서 캠프 자체가 처음"이라면서 "TV에서 봤던 선배들과 함께 야구를 하니까 힘든 것보다 재미가 크다"고 말했다.
군 생활 내내 조교 생활을 했던 이지강은 틈틈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는 "훈련병이 들어오는 기간에는 바빠서 운동을 하지 못했다"면서도 "훈련병들이 수료를 하면 약 한 달 시간이 주어져서 웨이트를 하고 캐치볼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대 전 체중이 88kg였는데 전역한 뒤 95kg가 됐다. 캐치볼을 하면서 거리도 많이 늘렸다"면서 "전역한 뒤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의 위력을 감안하면 체중과 근육이 있어야 한다.
LG트윈스 우완투수 이지강. 김조휘 기자군 생활을 하는 동안 입단 동기들의 활약에 자극을 받은 모양이다. 이지강은 "TV에서 (정)우영이가 공을 던지는 것을 보고 동기 부여가 됐다"면서 "내가 지명됐을 때의 영상을 돌려보며 각오를 다졌다. 나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2019년 이지강과 함께 LG에 입단한 선수로는 이정용, 정우영, 문보경, 구본혁, 임준형 등이 있다. 당시는 LG의 드래프트는 '황금 세대'라 불린다.
이지강은 고등학교 시절 고(故)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의 투구 폼을 보며 연습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슬럼프가 왔었다. 구속이 떨어지면서 힘든 시기를 겪었다"면서 "최동원 선배님의 와일드한 폼을 따라했는데 구속이 나오고 밸런스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이지강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5km다. 속구와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그는 현재 경헌호 투수 코치에게 컷 패스트볼을 배우고 있다.
류 감독은 이지강에 대해 "퀵 모션이 좋은 선수다.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까다로울 것"이라며 "잘 준비하면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이지강은 "(퀵 모션이) 장점이 될 것 같아서 야간 훈련 때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지금은 내 맘대로 템포를 조절하면서 던질 수 있는 수준"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지강이 LG 선발진의 비밀 병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