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8일 전남 나주시 금성관 정수루에서 열린 '호남의 중심 나주, 이재명과 함께 합니다' 나주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험지를 돌아다니며 저자세를 유지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호남 유세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향해 수위 높은 발언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집토끼 잡기에 주력했다.
윤 후보에 오차범위 밖에서 뒤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어 나오고, 민주당 '텃밭' 호남 지지율도 정체 국면인 상황에서 정면 돌파를 위한 행보로도 읽힌다.
'검찰왕국', '내 카드면 尹은 죽어'…발언수위↑
이 후보는 18일 전남 나주 유세에서 "제가 웬만해서는 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선거캠프에서도 그 얘기를 하지 말라고 했다"며 '대장동 의혹' 관련 억울함을 토로했다. 민주당의 텃밭 호남을 찾은 만큼 안심하고 작심발언을 예고한 것이다.
그는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언급한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를 지지자들에게 연호하도록 유도하면서 윤 후보를 향한 공세수위를 높였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5일부터 험지인 부산, 대구, 서울 강남권을 찾아 저자세로 '국민통합'을 외쳤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순천 유세에서도 "검찰왕국이 열리고 왕으로서 검사가 국민을 지배하는 시대가 곧 올지 모른다"며 윤 후보를 저격했다.
오후 광주 유세현장에서도 비난은 이어졌다. 이 후보는 "뻔뻔하게 거짓말하고 상대 후보 비난하고 가짜로 조작하고, 그러나 이런 것은 다 용서될 수 있어도 통합해야할 국민의 권력으로 정치보복을 하겠다는 거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범죄"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의 '집권 시 현 정부 적폐수사' 발언을 꺼내든 것이다.
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발언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선대위 요청을 수용해 지난 토론회에서도 참는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비판할 때는 또 세게 말할 필요도 있다. 그것이 정국 돌파에도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지지율 '위기' 등 반영…호남 결집도 '아직'
이 후보의 발언 수위가 높아진 건 최근 윤 후보와의 지지율 경쟁에서 좀처럼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위기 상황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이 후보가 윤 후보에 오차범위 밖으로 뒤진다는 여론조사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 특히 텃밭 호남 민심조차 이 후보로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확실한 집토끼 단속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18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광주·전라의 경우 이 후보는 68%, 윤 후보는 18%의 지지율을 얻는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85% 지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후보는 19일 전북 익산역 광장과 전북대학교 등지를 찾아 1박2일 호남 일정을 이어간다. 또 최근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의 지지율 고전을 의식한 듯, 자신이 경기도지사를 지냈던 경기도 화성시 동탄을 찾아 집중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15~17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했다. 전화 조사원이 무선 90%, 유선 10% 임의 전화 걸기(RDD) 방식으로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14.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