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진취재단불씨만 남은 상태인 야권단일화의 마지막 변수는 침묵 속에서 '레드라인'을 넘지 않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가 단일화 필요 입장을 고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초박빙 양상 속 단일화 압력도 받고 있어, 투표용지 인쇄 직전인 26~27일쯤 직접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尹선대본 뒤늦은 수습… 與 '정치개혁안'이라지만 안철수 러브콜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24일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 뜻을 최우선으로 해 더 이상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조심해야 할 때"라며 "당 대표를 비롯해 우리 모두가 사감이나 사익은 뒤로 하고, 정권 교체라는 대의를 앞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근 방송과 SNS 등을 통해 단일화 상대인 안철수 후보를 조롱한 이준석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다. 전날에는 이 대표와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 사이 단일화 및 합당을 둘러싼 물밑협상 폭로전까지 벌어졌다.
국민의당은 지난 13일 안 후보의 야권단일화 제안 이후, 연이은 이준석 대표의 비아냥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해왔는데, 이 대표는 개의치 않고 공세를 이어갔고, 윤 후보는 방치했다. 이날 권 본부장의 발언에는 여전히 단일화를 향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져 수습하기에 늦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일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안 후보는 이날도 "시간은 다 지났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성명 발표를 유심히 쳐다보고 행간을 정확하게 읽어보면 단일화는 이미 끝난 상태다. 더 이상 단일화는 이루어지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와중에 더불이민주당이 다당제 연합정치를 표방한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발표하며, 야권단일화에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특히, 연동형·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은 거대 양당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방식이기에 안 후보를 향한 러브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들은 바 없다. 그렇게 소신이 있으면 실행하면 되지 않겠나"라는 짤막한 입장만 냈지만, 국민의힘은 단일화 가능성을 더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당 고위관계자는 "안 후보는 권력 분립을 통해 자신의 숨쉴 공간을 바라는 것으로 보이는데, 국무총리 등의 자리보다는 다당제 형식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 같다"며 "단일화 협상 결렬에 영향을 주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도 "결렬 이후 협상을 이어갈 상황이 만들어지지 못했고, 안 후보도 야권 단일화를 띄웠기에 당장 민주당과 합치지도 못할 것"이라며 "지금은 안 후보가 완주하고 대선 이후를 모색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커지는 安 독자 완주 가능성…尹 전략적 침묵이 변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도산 안창호기념관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처럼 단일화보다 안 후보의 완주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선대본 내에서는 끝까지 단일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대선이 2주도 남지 않았지만 여론조사는 초박빙이고 일부 조사에서는 격차가 줄어들기도 했다. 야권 단일화 압박이 더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윤 후보가 약간 앞서 있다고 보지만, 불안한 건 사실"이라며 "제1의 목표는 정권교체이니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힘을 모아서 같이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선대본 내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여전히 단일화 필요성에 절대적으로 공감하고 있으며, 협상 파트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적이 없다는 점에 희망을 거는 분위기다. 안철수 후보가 결렬을 선언한 이후 돌아보지 않고, 이준석 대표가 연일 날을 세우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정권교체에 함께하자는 윤 후보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단 한 번도 윤 후보가 직접 상대방을 비판한 적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결국, 선을 넘은 적 없는 윤 후보가 직접 안 후보를 만나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점은 투표용지 인쇄일 직전인 26~27일로 예상되고 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극적인 단일화를 기대하기 만만한 상황은 아니고, 담판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다"면서도 "불씨는 남아있고 충분히 만날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