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은 박 대통령의 이사를 기다리는 지지자들로 붐볐다.
이른 아침부터 여성 5~6명은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미리 만들어온 '입주 축하' 떡을 방문객들에게 나눠줬다.
군이 만든 임시 주차장은 만차가 됐다. 주차장 앞에는 푸드트럭 6대가 먹을 거리를 팔고 있었다.
방문객은 60대 이상의 노년층 지지자들이 많았다.
점심시간쯤이 되자 사저 일대는 한눈에 300여 명이 넘는 지지자들로 북적대기 시작했다.
지지자들은 사저 대문과 사저 옆에 세워진 박 전 대통령 모형 패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야외 책상에 마련된 엽서 작성 공간에서 지지자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작성하기도 했다.
사저 외벽과 대문을 손으로 직접 두드려 보거나, 대문 틈새로 사저 안쪽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한 노년의 부부는 사저 대문 계단에 나란히 서더니 중년인 딸에게 사진을 찍어달라며 웃어 보였다.
방문객들의 대화 내용은 한결같았다. "오늘 입주하나", "이사했으니 오늘은 입주하지 않겠나" 등 기대감을 서로 주고받았다.
이선동(71) 씨는 "지금 차 타고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어제 이삿짐을 옮겼다고 하니 오늘 밤 9시 전에는 오지 않을까 해서 와봤다"고 했다.
김인하(64) 씨는 "경산에 사는데 아침에 투표하자 마자 넘어왔다"며 "여기서 밥도 먹고 혹시 만나뵐 수도 있으니 걸으면서 기다려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 50대 여성은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어찌 됐든 한 인간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투표하고 바로 찾아왔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박 전 대통령 사저에는 이삿짐이 들어가고 인터넷 설치 기사들이 오가는 등 본격적인 이사로 사저는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입주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구체적으로 언제 이사를 할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사저 주변에 지구대 순찰차를 상시 배치해 통행을 제한하고, 돌발 상황 등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유가읍 행정복지센터서 전입신고를 했으며, 지난 5일에는 삼성서울병원 인근 투표소에서 사전 투표를 마쳤다.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는 대지면적 1천676㎡, 연면적 712㎡에 지상 2층, 지하 1층짜리 단독주택으로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 측이 박 전 대통령 명의로 25억 원에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