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입단 소감 말하는 김광현. 연합뉴스"속앓이도 많았지만 이젠 전혀 아쉬움이 없다."
2년의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마치고 친정팀에 복귀한 김광현(33·SSG 랜더스). 16일 인천 오라카이 송도 호텔 로즈홀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2019년 MLB로 향한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에서 2시즌 동안 35경기에서 145⅔이닝 동안 10승 7패 2세이브 104탈삼진 평균자책점 2.97을 거뒀다. 나름 성공적인 미국 무대였다.
하지만 MLB 노사 협상이 길어지면서 소속팀과 계약이 지연됐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해 12월 2일부터 무려 99일 동안 직장 폐쇄가 이어졌다. 오랜 기다림 끝에 결국 국내 복귀를 선택한 김광현은 친정팀 SSG와 4년 총액 151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김광현은 "MLB 노사 협의 과정에서 속앓이도 많았지만 SSG 류선규 단장님께서 제안을 해주셔서 아쉬운 마음을 한순간에 접을 수 있었다"면서 "SSG와 계약 체결 후 3일 뒤에 노사 협상이 완료됐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아쉬워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아쉬움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김광현은 SSG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3일 뒤인 11일 MLB 노사 협약이 이뤄졌다. 미국 잔류를 희망했던 그에겐 아쉬울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김광현 '훈련을 즐겁게'. 연합뉴스
하지만 김광현은 미국에서 2년간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꼈다.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마인드부터 미디어를 대하는 태도 등 배울 점이 많았다"면서 "팬 서비스에 대한 생각도 깊다. 나도 더 발전하고 베풀 수 있는 큰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LA 다저스의 저스틴 터너에게 홈런을 맞은 순간부터 크리스티안 옐리치, 조이 보토 등 한국에서 TV로만 보던 선수들을 상대한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실력도 한층 발전했다는 평가다. 김광현은 "한국 선수들보다 메이저리거들이 모든 면에서 더 뛰어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스피드가 비교적 부족해 다른 부분으로 채우기 위해 컨트롤 같은 부분에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20년 넘게 야구를 했는데 아직 배울 게 많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부분을 발전시키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생활의 시작은 그리 순탄치 못했다. 김광현은 "사실 미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마트에서 휴지나 물조차 사기 어려웠다"면서 "동료였던 웨인 라이트, 야디어 몰리나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집 마당에서 함께 캐치볼을 했던 순간은 잊지 못할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선배 류현진(토론토)과 국내 복귀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류)현진이 형은 계약이 2년 남았는데 나한테 먼저 한국에 가서 자리를 잡으라고 장난 식으로 말했다"면서 "현진이 형이 언제 한국에 들어올지는 모르겠지만 그전까지 내가 팬들이 야구장을 가득 메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