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비자물가동향(전년 동월 대비). 통계청 제공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결국 4%대로 올라섰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06.06으로 지난해 3월 101.84 대비 4.1%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3.2%를 시작으로 지난 2월 3.7%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11년 12월 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4%대에 진입했다.
품목별 상승률은 공업제품 6.9%, 서비스 3.1%, 전기·가스·수도 2.9% 농축수산물 0.4%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속 중인 국제유가 급등세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3월 대비 무려 31.2% 급등했다.
최근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35.5%로 정점을 찍은 뒤 12월 24.6%, 올해 1월 16.4%로 하강세를 보였다가 2월 19.4%로 반등하더니 3월 오름세가 급격하게 가팔라졌다.
경유 37.9% 폭등, 휘발유도 27.4%나 올라…석유류가 물가 상승 주도"
지난달 경유 가격은 37.9% 폭등했고, 휘발유 가격 또한 27.4%나 치솟았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보다 0.48%포인트 올랐는데 석유류 가격 증가 폭만 0.53%포인트였다.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통계청 제공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월 21.6%에서 지난달 31.9%로 훨씬 커졌다.
통계청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3월 소비자물가 상승 폭 확대는 대부분 석유류 가격 오름세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 오름세도 지속했는데 가곡식품 가격 상승률은 2월 5.4%에서 6.4%로 1.0%포인트나 올랐고, 외식 가격 상승률도 6.2%에서 6.6%로 높아졌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농산물 출하량 증가와 축산물 공급 여건 개선 등 안정적 관리에 힘입어 상승 폭이 2월 1.6%에서 지난달 0.4%로 눈에 띄게 축소됐다.
당분간 4%대 상승률 지속 전망…"유류세 인하 폭 확대로는 역부족"
문제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전망이 전혀 밝지 않다는 것이다.
통계청 어운선 심의관은 "국제 에너지 및 곡물 가격 상승세와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악화하고 있어 물가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4월은 물론 이후에도 4%대 물가 상승률을 지속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도 5일 개최한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를 유지하고, 올해 연간 상승률도 한은 기존 전망치 3.1%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다음 달부터 오는 7월까지 3개월간 유류세 인하율을 법정 한도인 30%로 올리기로 결정했지만, 물가 상승세를 둔화하는 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어운선 심의관은 "유류세 인하 폭 확대가 민생경제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겠지만, 가파른 국제유가 상승세가 계속되면 석유류 가격 상승세 둔화에 크게 기여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