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어. 브랜디 제공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 쇼핑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패션 플랫폼도 연령대별로 세분화되고 있다. 과거 패션 애플리케이션이 주로 온라인 쇼핑의 주력 소비층인 1020 세대를 겨냥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3040 세대를 넘어 4050 세대를 겨냥한 별도의 앱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디는 최근 오직 30대 여성만을 겨냥한 별도의 쇼핑앱 '플레어'(PLARE)를 론칭했다.
브랜디는 30대 여성의 경우 구매력이 있고 패션에 대한 민감도가 높지만, 이들만을 위한 별도 쇼핑 공간은 없는 점에 주목했다. 지그재그나 에이블리 등 10~30대나 2030 세대 등을 위한 앱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실제 주력 고객층인 Z세대, 특히 30대 여성을 위한 콘텐츠는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플레어에서는 미혼과 기혼, 육아맘 등으로 세분화된 30대 여성의 쇼핑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1200여개 브랜드의 여성복과 잡화, 주얼리, 화장품은 물론 유아용품과 아동복까지 큐레이션 해 선보인다.
무신사도 'X세대'(1969~1978년 출생)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레이지나잇'(lazy night)을 9일 정식 오픈한다.
기존의 무신사는 10~30대 젊은 층이 주력 고객이었지만 레이지나잇은 4050 중장년층 여성을 타깃으로 삼고, 이들이 선호하는 바네사브루노, 라움, 설화수 등의 브랜드를 소개한다. 이 앱에서는 고객들의 라이프 사이클을 분석해 관련 브랜드를 큐레이션 해 선보이고, 중장년층 여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패션 콘텐츠도 제공한다.
무신사 관계자는 "X세대 여성을 겨냥한 서비스를 현재의 무신사 사이트 안에 담기에는 상품 구성 등에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독립적인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이 지난해 8월 4050 중장년층 여성을 겨냥해 선보인 '포스티'도 올해부터 입점 브랜드를 확대하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리비아로렌, 쉬즈미스 등 중장년층 여성을 겨냥한 400여개의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는 포스티의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89만건을 넘어섰다. 또 지난달 구매자 수는 2월 대비 167% 증가했고 거래액도 2월보다 140% 늘었다.
지그재그의 경우 아직 패션 스타일이 완전히 확립되지 않은 20대가 많이 찾는 만큼 다양한 스타일을 추천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4050 세대를 위한 포스티는 브랜드와 상품을 중점적으로 보여주는 형태로 앱이 각각 운영되고 있다.
이 밖에도 4050 세대를 타깃으로 한 '퀸잇'등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매장에서도 층별로 타깃을 달리 구성하는 것처럼 검색 키워드가 명확하지 않고 취향을 타는 패션 상품의 경우 연령대별로 세분화된 별도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로 모바일 쇼핑을 즐기는 연령대가 확대된 점도 버티컬 플랫폼 확장에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