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의 '2005년도 총회보고서'에는 A씨가 2006년도 부녀회 간부인 문화부장 3명 중 1명으로 기재돼 있다. 보고서 캡처과거 이단 신천지의 간부 명단에 올랐던 인물이 6.1 지방선거 국민의힘 경기 과천시의원 공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006년 신천지 간부명단에 오른 A씨
13일 국민의힘 경기도당 등에 따르면 A씨는 과천 내 한 선거구에서 지난 7일 당내 과천시의원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신천지의 '2005년도 총회보고서'를 보면 A씨의 성명이 이듬해인 2006년 신천지 '부녀회' 소속 간부인 문화부장(총 3명) 명단에 사진과 함께 올라 있다.
신천지 교인들의 인적사항을 담은 또 다른 교적부에서도 A씨로 보이는 인물사진은 물론, 그와 동일한 한자 이름 등이 확인됐다.
신상정보의 최초 입력 시점은 2007년 11월 15일, 최근 변경 일자는 2011년 9월 26일이며, 신분번호와 고유번호 등이 명시돼 있다.
과거 한 행사장에 참석한 A씨 사진이 과천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됐다. 현수막에 '신25년', '부녀회 복음' 등의 글귀가 적혀 있다. 온라인 게시판 게시글 사진 캡처이 외에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신천지 연관 행사로 알려진 현장에서 그의 모습이 촬영된 사진도 공유됐다.
사진에는 다른 참석자들과 유사한 활동복을 입은 A씨가 등장하는데, 뒤편 현수막에는 신천지에서 사용하는 고유 연호인 '신 25년'과 '부녀회 복음', '믿음과 승리의 때' 등이 적혀 있다.
현직 공무원들에게 신천지 단체 소개도
앞서 신천지 위장단체로 드러난 쉬캔(SHE CAN)이 과천시보건소와 시의회 공무원 등을 포섭해 2014년 지방선거 때 유력 후보 측에 지지의사와 함께 단체 회원명단을 제공하며 선거에 관여하려 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A씨가 거명된 바 있다.
이 같은 정황이 지난해 3월 시의회 임시회와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되자, 당시 쉬캔 가입서 등에 서명을 한 공무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해 과천시의회 류종우 의원이 신천지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과천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과천시의회 TV 화면 캡처이들은 과천시공무원노조와의 면담에서 2013~2014년경 A씨로부터 '아동을 돕는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는 부탁을 받고 서명을 했을 뿐, 자신들이 신천지 교인은 아니라고 밝혔다.
A씨가 해당 단체에 가입하도록 독려를 해서 그에 따랐던 것이지, 신천지 단체라는 점이나 특정 시장 후보 캠프에 명단이 제공된다는 사실 등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천지 피해 관련 한 상담소 관계자는 "각계각층에 교인을 배치해 이권을 챙기려 하는 신천지 특성을 감안하면, 신천지와 연루됐던 인물이 후보가 된 것 자체가 시정개입이나 그릇된 종교문화 확산 등에 대한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A씨 "봉사단체로 인지, 활동한 적도 없어"
이 같은 논란들에 대해 A씨는 자신의 신천지 활동설은 '사실무근'으로, 선거에 출마하면서 단체의 문제성을 뒤늦게 인지해 오히려 '신천지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는 입장이다.
A씨는 취재기자와의 통화에서 "원래 가톨릭 신자로서 해당 단체가 신천지인줄 전혀 몰랐다"며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귀국해 봉사회원 모집한대서 가볍게 생각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양재천 잡초 제거나 어르신 발마사지 등 봉사활동을 했을 뿐 신천지 활동을 한 적도 없다"며 "사진 찍은 행사 역시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봉사를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교적부 명단에 이름이 오른 데 대해서는 "신천지 측에서 임의로 간부명단에 올린 거 아닐까 추측을 할 뿐이지 어떻게 해서 이름이 적힌 건지는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번 정당 공천심사를 받으면서 같은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지만 문제될 게 없었기 때문에 공천을 받았다"며 "선거용 네거티브에는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과천시 내 신천지 본부가 위치한 한 건물 외경. 박창주 기자1984년 이만희 교주가 창설한 신천지는 폭력 혐의와 정치권 개입, 신도 착취 등의 문제를 일으켜온 사이비 종교로 알려져 있다. 국내 모든 개신교 종파와 가톨릭에서도 비정상적인 유사종교로 취급하고 있다.
신천지는 과천지역을 성지로 여기며 약속의 땅으로 삼는다. 본부도 과천 도심에 위치해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신천지로 인한 피해 등을 호소하며 퇴거를 촉구하는 움직임도 지속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