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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고정금리로…'안심전환대출' 한도·역차별 논란도

경제정책

    변동→고정금리로…'안심전환대출' 한도·역차별 논란도

    올해 안심전환대출 20조 원 공급…1금융권 변동금리 주담대 대출 고정금리로 전환
    우대형은 4억 원 이하 주택·소득 7천만 원 이하에 최대 2억 5천만 원 대출
    가계대출 부실 압력 낮추는 역할 할 수 있지만…일각서는 시행 방법 등 우려도
    2019년 '희망고문' 논란처럼 차주 몰릴 경우 논란 예상
    무주택자나 전세 대출자 역차별 논란도
    은행권 "금리 인상기에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은행에는 손해일 수도"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 연합뉴스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2차 추가경정(추경) 예산 편성을 통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저리의 고정금리 상품으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추진한다. 올해 연말까지 금리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취약 차주들이 이자 및 원리금 상환 부담에 허덕일 것으로 예상되자, 이같은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대상이나 실행 방안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12일 발표에 따르면, 우선 올해 안심전환대출을 20조 원 공급하고, 내년 금리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최대 20조 원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안심전환대출은 1·2금융권의 변동금리(혼합형 포함) 주담대 대출을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것이다. 정부가 주택금융공사에 1090억 원을 출자하면,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재원을 조달해 차주에게 대출해 준다.

    형태는 일반형과 우대형으로 나뉘는데, 일반형은 시가 기준 최대 9억 원 주택에 대해 최대 5억 원 한도로 대출해준다. 이 경우 차주의 소득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다. 우대형의 경우 시가 4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2억 5천만 원을 대출해준다. 부부 합산 소득 7천만 원 이하만 대상이고 증액 대출은 안된다. 금리는 일반형은 보금자리론 수준(5월 4.1~4.4%)에서, 우대형은 보금자리론 금리 대비 최대 0.3% 낮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 은행의 주담대 최고 금리는 이제 6%를 넘어 7%를 목전에 두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유리하지만, 고정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어 여전히 변동금리 상품의 선호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은행권에서 신규 취급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80.5%다. 이같은 상황에서 저금리 고정금리 상품으로 전환하는 것을 정부가 지원하려는 취지다.

    금리 인상기에 안심전환대출은 가계대출 부실의 압력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가계부채 총량에는 변화가 없지만 저금리 분할 상환으로 돌리면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떄문이다. 특히 전례없이 가계부채 규모가 크고 연말까지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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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일각에서는 적용 대상이나 시행 방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2015년과 2019년에도 안심전환대출을 실행한 바 있다. 경제상황을 고려해 이번 3차 안심전환대출은 당시보다 조건이 좀더 강화됐다. 2019년 당시 '갈아타기'를 신청할 수 있었던 대상은 2019년 당시 부부 합산소득 8500만 원 이하인 1주택자, 시가 9억 원 이하인 주택이었다.

    2019년 당시 정부는 사업 규모를 20조 원으로 잡았지만 2주간 대출 신청 금액이 73조 9천억 원에 달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주택가격이 낮은 순으로 대상자를 선별했는데, 결국 주택가격 최종 커트라인은 2억 7천만 원으로 확정돼 '희망고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경우도 차주가 몰려 공급물량이 소진되면 주택가격이 낮은 순으로 우선 지원되기 때문에 비슷한 논란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 2019년 당시 6억~9억 원을 지원 주택가 목표로 잡았는데, 2억 원대에 그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는 혼란을 막기 위해 우선 2억 원 이하 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은 뒤 수요가 다 차지 않을 경우 3억 원대, 4억 원대로 순차적으로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금리인상기에 정부 재정으로 취약차주를 지원한다는 취지인만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부가 사실상 세금으로 주택 보유자에게만 혜택을 제공하는 조치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무주택자나 전세 대출자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주택 가격이 지속적으로 급등하며 패닉상태가 계속돼 온 가운데, 서울이나 경기권에 상한선 이상의 집을 보유한 대부분의 차주들은 혜택을 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이 발표된 뒤 한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는 "왜 전세 대출은 적용이 안되는지 모르겠다. 주담대만 가계대출이냐", "1천만 원 차이로 누구는 고정금리고 누구는 변동금리냐"며 불만을 쏟아내는 목소리도 나왔다.

    은행권도 향후 진행상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의 변동금리 대출을 주택금융공사가 출시한 안심전환대출로 대환하는 형태인데, 주택금융공사는 취급된 대출을 묶어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한다. 2019년 안심전환대출 실행 시에는 MBS가 늘어나 시장에 부담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MBS를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에도 은행들이 MBS를 보유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으로서는 신청을 받아 자체 심사를 하는 역할도 해야 하는데다, 금리 인상기 이자가 계속해서 올라 더 높은 수입을 거둘 수 있는 변동금리 채권을 처리하고 고정금리 채권(MBS)을 사야 하는 셈이다. 부실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결국 수입이 줄어드는 측면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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