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SSG의 경기. 연장 12회 승부 끝에 5대2 승리한 SSG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SSG의 시즌 6차전이 열린 19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SSG 김원형 감독은 전날 불굴의 의지로 연장 승리를 이끈 선수들을 칭찬했다.
SSG는 2 대 2로 맞선 연장 11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할 뻔했다. 두산은 1사 만루에서 조수행의 좌전 안타성 타구로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3루 주자 김재호가 홈을 밟았다.
하지만 SSG 선수들은 그 상황에서 기민하게 움직였다. 몸을 날려 플라이로 처리하려 했던 좌익수 오태곤은 비록 원바운드로 처리했지만 곧바로 유격수 박성한에게 공을 넘겼다. 이에 박성한은 3루로 뛰지 않고 머뭇거리던 정수빈을 태그했고, 2루를 밟아 1루 주자 안재석까지 포스 아웃시켰다.
결과적으로 더블 플레이가 이뤄져 김재호의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 등 두산 벤치가 심판진에 항의했지만 번복되지 않았다.
김원형 감독은 "태곤이가 숏 바운드로 잡고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전날 장면을 회상했다. 이어 "그런데 뒤에서 웅성웅성 '끝까지 플레이하라'고 소리를 치더라'면서 "그걸 들었는지 성한이가 플레이를 끝냈다"고 덧붙였다.
사실 김 감독도 어리둥절한 상황이었다. 김 감독은 "사실 성한이가 태그하고 베이스를 밟은 거 못 봐서 몰랐다"면서 "코치진의 얘기를 듣고 심판진에 어필 나갈 때는 이해하고 나갔다"고 돌아봤다.
결국 집중력의 승리였다. 김 감독은 "야구 룰은 아무리 파헤쳐도 모르겠다"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중요한 것은 태곤이가 내야수에게 연결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긴장이 풀렸다면 그러지 못했을 텐데 태곤이가 마지막까지 해보려고 전달한 게 중요했다"고 다시금 힘주어 말했다.
사실 SSG는 지난주 불펜진 난조 속에 2승 4패로 좋지 않았다. 17일에도 이길 수 있던 경기에서 불펜 방화로 무승부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끝내기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김 감독은 "최근 어제까지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팀 분위기가 다운될 텐데 12회까지 하는 동안 집중력을 보였다"면서 "거기에서 행운이라 할까요? 상황이 이겨서 분위기가 선수들 사이에서 좋아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야구 명언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이 더해진 장면이었다. 과연 SSG가 19일 경기에서도 웃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