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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지사, 뱀장어 같은 총기규제 반대 논리

미국/중남미

    텍사스주지사, 뱀장어 같은 총기규제 반대 논리

    핵심요약

    "텍사스 학교보다 시카고 주말에 총기 사고 많아"
    "총기소유 규제보다 주민 정신건강 회복이 급선무"

    그레그 에봇 주지사. 연합뉴스그레그 에봇 주지사. 연합뉴스
    초등학생 19명와 교사 2명의 목숨을 앗아간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 사건으로 미국내 총기 규제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텍사스주 그레그 에봇 주지사도 이런 여론 때문에 궁지에 몰렸다. 총기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텍사스의 총기 관련 행정을 맡고 있는데다 그 자신이 총기 옹호론자로도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에봇 주지사는 25일(현지시간)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총기 규제가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애써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 때문에 총기를 규제하자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논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카고, 뉴욕, 캘리포니아의 사례를 들었다. 이들 지역은 자체 법을 통해 총기 구매 과정이 다른 지역에 비해 까다롭게 만들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총기규제 법률을 갖췄음에도 텍사스보다 더 많은 총기사고가 일어난다는 게 그의 논리다.

    그는 이 대목에서 "텍사스의 학교보다 시카고에서 주말마다 총에 맞은 사람이 더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텍사스의 경우도 18세 이상이면 소총 구매의 자유가 보장되는 제도가 60년간 이어져왔지만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즉 제도보다는 사람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총기사고를 일으키고 있는 만큼 주민들의 정신건강을 회복시키는 제도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는 더욱이 학교의 안전을 강화하는 정책을 자신의 재임기간에 많이 도입한 사실마저 강조했다. 자신이 주지사로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이번과 같은 학교내 총기 사고가 덜 일어났다는 취지다.
     
    총기 사건을 설명하는 기자회견 자리를 되레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는 자리로 활용한 것이다.
     
    에봇 주지사는 무기 소유와 휴대의 자유를 천명한 수정헌법 제2조의 옹호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따라서 27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리는 미국 총기업계 이익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 회의에도 예정대로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최대 로비 단체인 NRA는 이번 초등학교 총격 사건과 관련한 성명에서 "제정신이 아닌 사람의 단독 범죄"라며 에봇 주지사와 비슷한 논리를 폈다.
     
    에봇 주지사가 최악의 총기참사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총기규제 반대 논리를 거리낌 없이 펼 수 있는 현실이 보여주듯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총기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실제로 이번 사건보다 더 많은 희생자(어린이 20명, 성인 6명)를 낸 2012년 샌디 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 이후에도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를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결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지금도 미국 하원은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이미 통과시켰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상원 통과는 난망하다.
     
    공화당은 학교 총기 사건의 경우는 무장 교사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풀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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