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교육부 장관에 박순애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을 지명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대통령실 제공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교육이 아닌 '행정 전문가'인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26일 지명되면서 교육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박 후보자는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공공행정 전문가로 공공정책과 공공기관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다.
2017년 여성으로서는 처음 기획재정부 공기업·준정부기관경영평가 단장을 맡았고 2020년에는 한국행정학회에서 첫 여성 회장으로 선임됐다.
지난해 7월에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조정·관리회의에서 4년 임기의 유엔 공공행정전문가위원회(CEPA) 위원으로 임명됐다.
교육계에서는 '교육 전문가'가 아닌 '행정 전문가'가 발탁됨에 기대와 우려 교차하고 있다.
박 후보자가 행정 전문가로서 교육부 개혁이라는 교육행정의 비효율을 크게 개선시킬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박순애 내정자가 공공행정 전문가로서 교육행정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윤석열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 실현을 이끌어줄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는 아니어서 교육계에 얽혀있는 산적한 교육 과제를 잘 풀어낼지 우려감도 크다.
박 후보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교육 국정과제를 담당한 과학기술교육분과가 아닌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을 지냈다. 또 오래 교수 생활을 했지만, 유·초·중·고 교육 전문가는 아니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 당시 교육 국정과제를 담당한 과학기술교육분과에 교육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교육 홀대론'이 불거졌다.
연합뉴스또 교육부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합해 대폭 축소하는 방안과 심지어 부처 명칭에서 교육을 빼는 방안까지 논의되면서 교육계에서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따라 박 후보자의 발탁은 교육부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염두해 둔 인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유·초·중등 교육의 무분별한 시도 이양 중단, 유보통합, 학교 다양화 등 교육 대전환과 본질 회복을 위한 교육과제가 산적해 현장이 공감하는 정책 입안·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청문회 과정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비전을 충분히 밝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논평에서 "산적한 과제를 앞둔 상황에서 교육을 모르는 교육 수장 인선은 무엇을 위함인가"라고 물으며 "기획조정실 출신 차관에 이은 행정학자 장관 인선을 보며 교육 회복보다 교육부 축소 개편에 방점을 찍은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약력
△1965년 부산 출생 △부산 데레사여고 △연세대 행정학과 △미국 미시간대 행정학 박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기획재정부 공기업·준정부기관경영평가단장 △한국행정학회장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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