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 지곡동의 한 교회에서 "인근 아파트 공사로 인해 곳곳에서 균열이 가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송승민 기자전북 군산에서 고층 아파트가 건축되면서 인근 종교시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공사가 시작되자 건물 곳곳에 균열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군산시 지곡동의 군산호수공원아이파크 아파트 건설 현장. 이 아파트는 2024년 입주 예정으로 지난해 4월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 시행사는 은성종합개발이다.
그런데 아파트가 착공되고 발파가 시작되면서 불과 1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한 교회 건물에서 이상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CBS노컷뉴스는 지난달 24일 오전 해당 교회를 찾아가 현장을 확인했다. 창틀과 벽 사이가 갈라져 성인 남성의 손가락이 여유 있게 들어갔다. 벽과 천장 틈새도 벌어져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교회 측에서 균열이 계속 늘어나는 것을 표시해둔 모습. 송승민 기자건물 밖의 담장에서도 균열이 발견된 것은 물론, 멀쩡하던 플라스틱 배수관이 쩍하고 갈라졌다.
지도상으론 교회 건물과 아파트의 거리가 10여m로 나오지만, 실제 교회 후문에서 아파트 공사장까지의 거리는 길어도 5m 안팎으로 보였다. 바로 앞에는 H빔이 심겨 있다.
공사장 가림막은 휘어져 토사가 흘러 내려왔다.
교회 측은 현장에서 발파가 이뤄지면 책상과 책장이 흔들릴 정도였다고 말한다.
교회 후문을 나오면 아파트 공사현장이 바로 보인다. 휘어진 가림막과 H빔. 송승민 기자이에 교회는 보완조치를 거치지 않고 발파작업에 들어갔다며 안전진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교회 관계자는 "주의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된 균열이 있었음에도 보완조치가 없었다"며 "안전진단 보고서도 보여주지 않다가 이의제기와 정보공개청구를 하니 그제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균열 측정 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균열의 정도를 확인하지도 않았으나 민원을 제기하자 최근에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제38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폭발성, 발화성 및 인화성 물질 등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같은 법의 '발파작업표준안전작업지침'은 더욱 자세히 산재 예방을 위한 조치를 담고 있는데, "발파구간 인접 구조물에 대한 피해 및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표>에 의한 값을 준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발파구간 인접 구조물에 대한 피해 및 손상을 예방하기 준용되는 값 <표>. 국가법령정보센터 캡처인허가를 담당하는 군산시는 "공사 시작 전 안전진단을 했으며, 이에 따른 보수를 했다"며 "안전진단 업체가 점검을 했고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또 교회는 해당 고층 아파트가 남향에 들어서면서 일조권 침해를 함께 주장하고 있다.
교회 측이 일조 환경 예측 평가를 받은 결과 11월 기준 온종일 볕이 들지 않는 곳도 있으며 가장 오랜 시간 해가 비치는 지점도 고작 1시간 29분에 불과했다.
교회 측에서 받은 일조 환경 예측 평가. 일조가 확보되는 시간대는 짙은 파란색으로 표시했다. 교회 측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