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골을 터뜨린 전북 현대 쿠니모토.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억울한 부분은 없습니다."
전북 현대는 최근 수난을 겪었다. 선두 울산 현대와 승점 11점 차까지 벌어진 상황. 경기장 내에는 "집 나간 화공을 찾습니다"라는 걸개가 걸렸고, 몇몇 팬들은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했다. 김상식 감독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컸다.
김상식 감독은 19일 울산 원정을 앞두고 "욕을 먹고 기분이 좋은 사람이 어디에 있겠나. 감독 탓인 것 같다. 팬 목소리에 자극을 받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억울한 부분은 없다. 팬 기대가 커졌고, 그에 부합하는 경기력이 필요하다"면서 "울산이 큰 산이지만, 넘지 못할 산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단 큰 산은 넘었다. 울산 원정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북은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울산을 3대1로 격파했다. 8승4무4패 승점 28점을 기록하며 3위로 올라섰다. 선두 울산(승점 36점)과 격차도 승점 8점 차로 좁혔다.
전북의 올해 두 번째 3골 이상 경기였다.
초반 울산 수비가 흔들렸다. 중앙 수비수로 나선 김영권, 임종은이 차례로 실수를 범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공은 울산 진영에 머물렀다. 울산은 전반 13분 레오나르도의 슈팅이 골키퍼 품에 안긴 장면을 제외하면 전북 진영으로 넘어가기도 버거웠다.
"전북의 의지가 우리보다 조금 더 강하지 않을까"라는 홍명보 감독의 걱정대로였다.
결국 전북이 포문을 열었다. 전반 17분 홍정호가 후방에서 올린 공을 모 바로우가 가슴으로 살짝 떨군 뒤 오른발로 울산 골문을 열었다.
울산은 전반 18분 김민준을 빼고 엄원상을 투입했다.
하지만 전북 공세를 막지 못했다. 전북은 전반 20분 백승호의 패스를 받은 쿠니모토가 왼발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이어 전반 29분 쿠니모토가 그림 같은 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 툭 찍어 찬 공은 골키퍼 조현우가 꼼짝도 못한 채 골문 구석에 꽂혔다.
다급해진 울산은 전반 34분 박용우 대신 바코를 투입해 반격에 나섰다. 울산 공격도 조금씩 살아났다. 울산은 전반 40분 만회골을 만들었다. 아마노 준의 슈팅이 골키퍼 송범근에게 막혔지만, 엄원상이 달려들어 밀어넣었다.
후반은 울산이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4분 김영권의 크로스에 이은 엄원상의 헤더가 빗나갔고, 후반 12분 바코의 중거리 슈팅은 수비수 맞고 나갔다. 후반 14분 혼전 상황에서 나온 이청용의 슈팅도 골문을 외면했다. 울산은 후반 28분 아마노 대신 박주영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하지만 전북은 무너지지 않았다. 위기를 잘 버텼다. 전북은 올해 15경기에서 15골에 그쳤지만, 수비는 11실점으로 강력했다. 후반 44분 바코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기도 했지만, 전북은 강한 수비를 앞세워 추가 실점 없이 승리를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