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김승모 기자 최근 유행하는 '차박', '캠핑'에 가장 어울릴 만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있다. 오프로드 감성을 떠올릴 때면 '끝판왕'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차다. 바로 지프 랭글러다. 지프는 랭글러가 독보적인 4x4 성능으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개념을 제시했다고 자신한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김승모 기자
최근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을 이용해 강원도 정선 일대를 돌아오는 총 거리 400여km를 시승했다. 보자마자 둥근 헤드라이트와 세븐 슬롯 프론트 그릴, 펜더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측면은 두툼하고 돌출한 펜더가 견고하게 차체를 더욱 보호하는 느낌이다. 후면부는 전형적인 랭글러의 특징을 따랐다. 박스 형태의 디자인과 외부로 돌출돼 있는 스페어 타이어, 사각 테일 램프 등이 감성을 더한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885mm, 전폭 1895mm, 전고 1850mm, 휠베이스는 3010mm다. 당당하고 볼륨감 있는 차체가 인상적이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김승모 기자 실내는 최근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자동차 인테리어 흐름과는 동떨어져 있다. 세련됐다기보다는 투박하다는 설명이 더 어울릴 듯하다. 시트 조정도 수동으로 해야 하는 등 다소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중앙 센터패시아에 있는 창문 조절 버튼은 올리려면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한다. 창밖으로 머리를 내놓고 주변 환경을 확인하는 상황이 많은 오프로드 주행 환경에서 자동으로 창문이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김승모 기자 하지만, 탑승자를 위해 곳곳에 자리 잡은 손잡이와 전형적인 아날로그 스타일인 기어 레버는 오프로드 주행 감성을 끌어올린다. 기어 레버 옆에는 4륜 기어 노브가 있어 2륜 자동, 4륜 자동, 4륜 파트타임, 중립, 4륜 저속(L·로우) 등 상황에 맞게 변속할 수 있다. 이 차의 'DNA'를 대변해 주는 듯하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김승모 기자 차체가 높아 타고 내릴 때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막상 탑승하면 탁 트인 시야가 장점이다.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다소 투박해 보일 수 있지만, 과거 모델과 비교하면 지프가 상당히 신경 썼다고 느낄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도 당연히 연동이 가능하고 오프로드 페이지를 통해서는 냉각수 온도, 오일 온도, 배터리 전압, 오일 압력 등을 다양하게 체크할 수 있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김승모 기자 클러스터를 통해서는 주행 중 차량 정보는 물론, 연비, 오프로드 구동 상황, 운전자 어시스트와 같은 보조 기능 활성화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루비콘 파워탑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선루프 개방감이다. 간단하게 버튼 한 번으로 선루프가 2열 끝까지 완전히 열린다. 정지 상태뿐만 아니라 주행 중에도 가능하다. 지프의 설명대로라면 시속 96km에서도 작동한다. 실제 선루프를 개방하면 일반 차량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2열 좌석도 넉넉한 휠베이스로 만족스럽다. 세단과 같은 안락함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여유 있는 헤드룸과 레그룸 덕분에 쾌적한 느낌을 받는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김승모 기자 위, 아래로 열고 닫는 일반적인 트렁크 개폐 방식과 달리 랭글러 루비콘은 문을 열듯 당기는 독특한 방식이다. 트렁크 게이트를 열면 넉넉한 적재 공간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트렁크 용량은 897리터이고 2열을 접으면 2050리터까지 확장된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김승모 기자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은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돼 주행의 매력을 한껏 높인다. 여기에 락-트랙(Rock-Trac) 4WD 시스템 및 각종 오프로드 요소들이 더해진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김승모 기자 출발을 위해 가속 페달을 밟으면 육중한 차체,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 등을 떠올려 반응이 느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기대 이상 반응이 빠르다. 다만 부드러운 주행 질감과는 거리가 있다. 불규칙한 노면 상태나 과속방지턱 등은 그대로 전달된다. 오프로드 특성을 살린 특성상 접지력과 구동력을 유지하게 설계된 탓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김승모 기자
사실 평탄하고 포장이 잘 된 '온로드' 주행만을 위한 차를 선택한다면 루비콘 파워탑은 애초 구매를 고려할 후보군에도 들지 못할 것이다. 또한 차량의 디자인 등으로 인해 고속 주행 시 정숙성이 아쉽고, 풍절음이 큰 점도 고려해야 한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김승모 기자 확실히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은 첨단 편의사양으로 무장한 세련되고 안락한 차라고 할 수는 없다. 한눈에 봐도 오프로드를 위해 태어난 정체성이 돋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온로드 주행에서 낙제점을 맞을 정도는 아니다. 과거 모델보다도 일반 도로의 주행 성능에 꽤나 신경 쓴 모습도 보인다.
안락하고 편안한 세단에서 벗어나 일상 주행은 물론 다양한 여가를 활용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의 매력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판매 가격은 775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