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염경엽 감독. 이천=김조휘 기자LG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염경엽(54) 감독이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LG는 지난 7일부터 마무리 캠프에 돌입했다. 투수 22명,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3명 등 34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오는 25일까지 훈련을 진행한다.
염경엽 감독은 9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 캠프에 합류했다. LG의 새 사령탑으로서 첫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LG는 지난 6일 류지현 전 감독의 후임으로 염경엽 감독을 선임했다. 3년 총액 21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5억 원, 옵션 3억 원 등)에 계약을 체결했다. 2년 계약이 만료된 류지현 전 감독과는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류 전 감독은 올해 LG를 정규 시즌 2위에 올려놓으며 4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서 키움에 발목이 잡혔고, 1994년 이후 28년째 이어진 무관의 갈증을 풀지 못했다.
LG는 숙원 사업인 우승을 이끌 적임자로 염 감독을 선택했다. 2013~2016년 넥센(현 키움), 2019~2020년 SK(현 SSG)를 이끌었던 염 감독은 세 번째 팀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LG의 수비 코치로 활약한 2011년 이후 11년 만에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 된 염 감독은 "기분이 새롭고 설레는 마음이 크다"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잘해볼 생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20년 SK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2년 만에 감독직에 복귀했다. 염 감독은 "2~3년 안에 현장에 복귀하고 싶었다"면서 "감독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찾아왔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라고 웃었다.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코치 연수, KBO 기술위원장,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염 감독은 "해설을 하면서 10개 구단을 분석했고, 공부도 많이 했다"면서 "샌디에이고에서도 메이저리그 팀의 운영 방식과 전력 분석 방법 등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실패를 되돌아본 시간이기도 했다. 2020년 SK 감독 시절 9위까지 추락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염 감독은 "2년 동안 이전의 실패를 돌아봤다"면서 "내가 왜 포스트 시즌에 약했는지 등 많은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었다. 염 감독은 "SK 때는 너무 절실하게 했다. 욕심을 부려 선수들에게 스트레스를 줬을 것"이라며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부담감을 조금 내려 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내공이 쌓인 만큼 달라진 리더십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생겼다. 염 감독은 "나부터 밝아져야 한다. 선수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야구장에 나올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한 가지(우승)다. 선수들과 코치 모두 부담이 될 텐데 내가 그걸 풀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3년의 재임 기간에서 2년 안에 성과를 내겠다는 염 감독은 "팬들과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팬들에게 인정받는 감독이 되고 싶다"면서 "이번에도 실패하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 지도자를 은퇴한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