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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올빼미' 감독이 '소현세자 죽음'에 상상력 덧입힌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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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올빼미' 감독이 '소현세자 죽음'에 상상력 덧입힌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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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편 상업 연출 데뷔작 '올빼미' 안태진 감독 <상>
    주맹증 주인공 그리고 역사적 소재에 상상력을 덧댄 과정에 관한 이야기

    영화 '올빼미' 안태진 감독. NEW 제공영화 '올빼미' 안태진 감독. NEW 제공※ 스포일러 주의
     
    "세자는 본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병을 얻었고 병이 난 지 수일 만에 죽었는데, 온몸이 전부 검은 빛이었고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에서는 모두 선혈(鮮血)이 흘러나오므로, 검은 멱목(幎目)으로 그 얼굴 반쪽만 덮어 놓았으나, 곁에 있는 사람도 그 얼굴빛을 분변(分辨)할 수 없어서 마치 약물(藥物)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 _'인조실록' 23년(1645년) 6월 27일
     
    '인조실록'에 기록된 소현세자의 죽음에 관한 의문에서 시작한 영화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로 완성됐다.
     
    '올빼미'는 '왕의 남자' 조감독이었던 안태진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안 감독은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덧입히는 과정에서 '주맹증'(밝은 곳에서의 시력이 어두운 곳에서보다 떨어지는 증상)이라는 소재를 가져와 새로움을 더했다. 과연 소현세자의 죽음과 주맹증을 어떻게 스크린에 현실감 있게 그려냈는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안 감독을 만나 그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화 '올빼미' 스틸컷. NEW 제공영화 '올빼미' 스틸컷. NEW 제공 

    밤에만 보이는 이가 목격한 소현세자의 죽음

     
    ▷ 2005년 '왕의 남자' 조감독 이후 17년 만에 '올빼미'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오랜 시간 끝에 장편 데뷔한 만큼 소감도 남다를 것 같다.
     
    캐스팅된 후부터는 정신없이 달려온 거 같다. 캐스팅 되고 나서도 '정말 캐스팅된 건가?' '촬영 들어가나?'라는 생각이 들고, 촬영 시작하고 나서는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 와있다.(웃음) 계속 얼떨떨함의 연속이다.
     
    ▷ 주맹증 주인공을 소재로 한 '올빼미'는 어떻게 시작된 작품인가?
     
    4년 전에 주맹증 가진 주인공이 궁에 가서 뭔가를 목격한다는 아이템을 제안 받았다. 주맹증이 너무 흥미로웠고, 목격자 스릴러를 하면 딱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하게 됐다.
     
    ▷ 밤에만 보인다는 '주맹증'이란 소재가 독특하면서도 낯설다.
     
    처음 들어본 분이 대다수일 거다. 나도 소재를 접하기 전에는 몰랐다. 그래서 일단 증상이 어떻게 발현되고, 어떤 식으로 보고, 어떤 식으로 생활하고 느끼는지를 아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실제 주맹증을 앓고 있는 분을 만나서 인터뷰한 후 최대한 현실감 있게 만들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시각적인 측면에서 시점 샷(연기자의 시점으로 포착한 장면)이 자주 나온다.
     
    CG를 쓰니까 이게 판타지 영화처럼 보이더라. 그래서 이건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해 CG를 최소화해서 광학적 스킬만 사용해서 찍었다. 이를 위해 카메라 앞에 필터 등 많은 것을 대면서 실험했다. 최종적으로는 스타킹과 물주머니를 사용했고, 보면 아시겠지만 촛불이 번져 보이는 시점 샷을 만들 수 있었다.

     
    ▷ 주인공 경수(류준열)가 주맹증을 앓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청력이 예민하게 발달한 모습으로 나온다. 이를 위해 사운드 디자인도 시각적인 것만큼 공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소리 역시 대단히 중요한 영화였다. 소리가 중요해지면 음악을 빼는 등 다른 소리를 줄였다. 경수가 예민하게 들으려 할 때, 예를 들면 목격하는 장면에서 숨소리 같은 걸 듣고 불 꺼지기 전까지의 모습처럼 말이다. 그런 것들을 예민하게 상상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다.

    영화 '올빼미' 스틸컷. NEW 제공영화 '올빼미' 스틸컷. NEW 제공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입히는 과정에 필요했던 '현실성'

     
    ▷ 영화를 이끌어가는 소재가 된 역사적 사실은 인조와 소현세자의 죽음이다. 연출자로서 실제 역사로부터 끌어오고 싶었던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일단 주맹증을 가진 주인공을 바탕으로 스릴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어떤 사건 어떤 시대를 가져오는 게 좋을지 고민하고 몇 가지를 검토했다. 그중 인조실록에 세자 죽음을 놓고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것 같았다는 구절이 있었다. 실록에 쓰인 구절 중에서 왕과 왕족의 죽음 묘사한 것 중 가장 의심을 많이 담은 구절이었다. 그 구절을 누가 썼을 텐데, 왜 위험을 무릅쓰고 이렇게 많은 의심을 썼을지 호기심이 생겼다.
     
    그 구절 때문에 시작했지만, 당시 중화대륙이 변화하던 시기였다. 조선에 중화대륙은 전 세계나 다름없었고, 세계가 변하던 역사적 변곡점 한가운데를 소현세자가 들어가서 목격하고 왔다. 결국 그 시대를 가져오고 시나리오를 쓰고 공부를 하면서 그런 지점이 흥미로웠다.

     
    ▷ 소재만 인조실록에서 가져왔을 뿐 사실상 픽션인 작품이다. 그럼에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그 사이 빈 곳에 상상력을 덧대는 작업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은 무엇이었나?
     
    역사 왜곡에 관한 이야기가 많기도 해서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일단 공부를 했고, 그다음 역사적 맥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려 애썼다. 예를 들면, 인조가 소현세자와 그의 가족을 대단히 미워했다는 팩트를 놓고, 그 안에서 실제적인 사건은 상상하면서 채워 넣으려 했다.

    영화 '올빼미' 스틸컷. NEW 제공영화 '올빼미' 스틸컷. NEW 제공 
    ▷ 영화를 보면 고증에 대한 노력도 엿보인다.
     
    일단 조선왕조실록을 읽기 시작했다. 사건 전후를 읽어나갔는데 재밌었고, 상당히 디테일하게 쓰여 있어서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미술 고증은 말할 것도 없다. 의상 같은 경우도 왕이나 신하가 입고 있는 옷이 기존 입고 있는 옷이 아니다. 융복(戎服, 군사(軍事)가 있을 때 입는 옷)이라고 '군복'이다. 실제로 청나라에 당한 치욕을 잊지 말자고 왕과 신하가 융복을 잃고 8년간 지낸 거다. 그런 고증을 따르려고 많이 노력했다.
     
    ▷ 경수를 그리는 과정에서 인물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만들어 나갔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현실적으로 보이는 게 중요했다. 경수뿐 아니라 모든 인물이 그랬다. 경수의 시점 샷부터 시작해서 판타지적으로 보이지 않고 현실적으로 보이길 원했기에 경수가 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도 제한을 뒀다. 안 보일 때와 보일 때 차이를 두고 그것도 대단히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작동해야만 경수가 역사 속 있는 진짜 인물처럼 느끼지 않을까 접근했다. 그래서 처음엔 약간 더 과장돼 있었는데 계속 더 덜어냈다.

    영화 '올빼미' 미장센 비하인드 스틸컷. NEW 제공영화 '올빼미' 미장센 비하인드 스틸컷. NEW 제공 
    ▷ '왕의 남자'에서 함께했던 이준익 감독님이 영화 제작 과정에서 어떤 조언을 해주셨나?
     
    당연히 시나리오 쓸 때부터 도움을 주셨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으시고 참 재미없다고 해주셔서 열심히 정신 차리고 고쳤다. 구조를 못 만들다 못해 구조가 없는 영화라고 하셨다.(웃음) 그게 왜 그러냐면 감독님의 머릿속엔 장르 영화가 없다. 오로지 드라마만 하시는 분이다. 드라마의 기준으로 '올빼미'를 보면 상황극으로만 보이는 거다. 인물과 인물 사이 드라마가 아니라 상황, 함정에 빠진 인물을 쫓아가다 보니 이상하게 보이셨나 보다.
     
    그리고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배우와 스태프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많이 충고해주셨다. 감독은 잘 듣기만 해도 된다, 감독이 뭘 안하려고 해도 된다, 그 사람들이 전문가니까 그 사람들이 일을 잘할 수 있게만 만들어 주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렇게 하려고 했고, 또 워낙 베테랑 스태프와 배우들이 모였다 보니 그런 면에서는 사실 현장에서 나도 할 게 없었다.(웃음)

     
    ▷ 감독이 생각하는 이번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무엇인가?
     
    '본다는 것.' 본다는 게 뭘까에 관해 다각도로 물어봤던 거 같다. 영화에 '본다'는 대사가 수십 번 나온다. "무엇을 보았느냐" "무엇이 보이십니까" "뭘 본 게냐" 등 변주돼서 계속 나온다. '내가 경수라면 어떻게 할까?' 등을 상상하면서 만들었다. 난 그렇게 용감하지 못할 거 같다. '내가 경수라면? 나는 저기서 어떻게 행동했을까?' 같은 걸 느끼면서 보시면 좋겠다
    .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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