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교회의 성탄절을 맞아 우크라이나에 휴전을 제안했다. 하지만 안팎의 분위기는 휴전 가능성에 부정적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측근인 러시아정교회의 수장 키릴 모스크바 총대주교의 요청에 따라 병력이 성탄절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러시아군에 전면 휴전을 명령했다고 이날 밝혔다.
휴전 기간은 정교회의 성탄절(1월 7일)에 맞춰 6일 낮 12시부터 7일까지 36시간 동안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러시아가 침공한 이후 모스크바 총대주교의 권위를 부정하고 성탄절을 12월 25일로 바꿨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에 휴전을 제안했다. 미국의 브래들리 전차 50대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추가 무기 지원을 발표한 직후다. 러시아의 휴전 제안은 지난해 5월 마리우폴 항구에서 항전하던 우크라이나군이 항복할 수 있도록 한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곧바로 거절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 "우리의 동부 지역 탈환과 보급을 막기 위해 성탄절을 구실로 삼았다"고 러시아어로 비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에서 떠나야만 잠시라도 휴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 설치한 러시아 괴뢰정부의 수장인 데니스 푸실린은 "휴전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명령은 공격 작전의 중단일 뿐, 우크라이나가 도발한다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휴전 제안에 냉소적인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이 숨 쉴 틈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자기 이익만 생각(cynical)한다'는 단 한 단어로 상황을 잘 표현할 수다"면서 러시아군이 휴전을 통해 다시 공격하기 위한 휴식을 취하고 재정비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