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 AP=연합뉴스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84위·당진시청)가 처음으로 남자 단식 세계 랭킹 20위 안의 선수를 잡았다. 올해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에 대한 청신호를 켰다.
권순우는 11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총상금 64만2735 달러) 단식 16강전에서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15위·스페인)를 제압했다. 대회 2번 시드를 받은 강호에 2 대 1(3-6 6-4 6-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지금까지 권순우가 투어에서 꺾은 선수 중 최고 랭커다. 권순우는 지난 2019년 뤼카 푸유(프랑스), 2020년 두산 라요비치(세르비아)를 눌렀는데 모두 당시 세계 24위였다. 권순우는 지난해 13위였던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캐나다)을 누른 적이 있지만 투어가 아닌 국가 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였다.
카레뇨 부스타는 ATP 투어 단식에서 7번 우승한 바 있다. 2017년과 2020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4강, 프랑스오픈 8강을 이뤘다. 특히 2017년에는 세계 랭킹 톱10에도 올랐다. 특히 카레뇨 부스타는 2020년 US오픈에서는 16강전 상대인 당시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홧김에 라켓으로 공을 쳐 선심을 맞추는 행동으로 실격을 당해 8강에 오르는 행운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권순우는 카레뇨 부스타를 상대로 1세트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주며 기선 제압을 당했다. 그러나 2세트 단단한 스트로크와 절묘한 드롭샷 등을 앞세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기세를 몰아 3세트마저 따내며 대어를 낚았다.
이날 권순우는 서브 에이스(11 대 10), 위너(33 대 33)으로 상대와 엇비슷했다. 그러나 언포스드에러(실책)에서 3개 적은 15개로 근소하게 앞섰다.
카레뇨 부스타에 2패 끝에 1승을 거둔 권순우는 8강전에서 미카엘 이메르(77위·스웨덴)를 상대한다. 지난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1차 대회 16강전에서 0 대 2(3-6 2-6)로 진 바 있다. 12일 권순우와 이메르의 경기는 tvN 스포츠에서 중계된다.
권순우는 이 대회 이후 오는 16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호주오픈 단식에 나선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하는 권순우는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세르비아)와 남자 복식도 소화한다.
한국 여자 테니스 간판 장수정. 연합뉴스
여자 단식 장수정(144위·대구시청)과 한나래(155위·부천시청)는 호주오픈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장수정은 이날 대회 여자 단식 예선 2회전에서 일본계 영국 선수인 유리코 미야자키(178위)에 0 대 2(4-6 6-7<2-7>)로 졌다. 지난해 생애 첫 메이저 본선에 나섰지만 2년 연속 진출은 무산됐다.
한나래도 예선 2회전에서 아나스타시야 티코노바(226위·러시아)에 0 대 2(3-6 4-6) 완패를 안았다. 한나래는 2020년 호주오픈 본선 1회전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