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세터 황택의가 12일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득점을 합작한 비예나와 기뻐하는 모습. KOVO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이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190cm)가 복귀한 기세를 잇지 못했다.
KB손해보험은 12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시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원정에서 1 대 3으로 졌다. 2세트까지 호각을 이뤘지만 3, 4세트 각각 16점, 20점에 그친 사실상 완패였다.
지난 6일 KB손해보험은 우리카드를 3 대 0으로 완파하며 3일 0 대 3 패배를 되갚았다. 특히 주전 세터 황택의가 부상에서 약 한 달 만에 돌아와 안정된 볼 배급으로 팀 승리를 이끈 게 고무적이었다. 황택의와 첫 호흡을 맞춘 외인 주포 비예나도 이날 양 팀 최다 25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도 60%에 이르렀다.
후인정 감독은 경기 후 "황택의가 들어가면서 볼 배급에서 안정감을 찾았고, 공격수들이 편하게 공격을 할 수 있었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황택의와 비예나도 이날 승리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앞으로 더 맞춰가면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KB손해보험은 우리카드와 경기 때와는 달랐다. 이날 KB손해보험의 공격 성공률은 45%를 조금 넘어 57%에 육박한 현대캐피탈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비예나도 공격 성공률 43%를 간신히 넘으며 18점에 머물렀다.
서브 리시브가 문제였다. 리시브가 흔들리다 보니 아무리 황택의라도 좋은 토스로 연결하기 어려웠다. 이날 KB손해보험은 정확한 리시브에서 21 대 35로 크게 밀렸다. 상대 블로커들이 예측하는 공격이 전개되면서 비예나의 스파이크가 번번이 걸렸다. 이날 현대캐피탈 미들 블로커 최민호는 본인의 1경기 최다 9블로킹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황경민의 20개 리시브 중 3개가 정확했고, 한성정은 10개 중 2개에 그쳤다. 그나마 홍성혁이 27개 중 10개를 정확한 리시브로 연결했다. 그래도 황경민은 공격 성공률 64.71%에 16점, 홍성혁도 71.43%에 10점으로 공격에서 나름 활약했다. 한성정은 43%를 밑돌며 3점에 머물렀다.
KB손해보험 아웃사이드 히터 황경민(왼쪽부터), 한성정과 후인정 감독. KOVO
후 감독은 경기 후 "리시브가 어느 정도만 되면 우리 세터는 황택의기 때문에 상대 블로킹을 흔들고 빼줄 수 있다"면서 "그러나 리시브가 흔들려서 상대 블로커 3명이 오면 누가 와도 부담스럽다"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리시브가 관건"이라고 다시금 강조했다.
선수들의 분발도 당부했다. 후 감독은 "선수들을 최대한 편하게 해주려고 하는데 황경민은 그런 스타일과 잘 맞고, 또 본인이 노력하기 때문에 실력이 점점 나오고 있어 오늘도 자기 몫을 다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한성정이 공격에서 조금 더 보여줘야 하는데 안타깝다"면서 "본인도 신경을 쓰다 보니 리시브까지 흔들린다"고 짚었다. 이어 후 감독은 "대신 홍상혁을 쓰는데 좀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리시브 효율에서 2위(6.28)를 달린다. 1위(7.77)인 현대캐피탈과 격차는 제법 있지만 그래도 황택의의 안정적인 토스를 기대할 바탕은 된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 KB손해보험은 에이스 케이타가 해외로 떠나면서 올 시즌 고전하고 있다. 외인 교체와 황택의의 부상 등 우여곡절을 겪은 상황에 국내 선수들이 힘을 내줘야 한다. 과연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를 살릴 리시브 라인이 받쳐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