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와 챗GPT 로고. 연합뉴스'챗GPT'가 한국의 언론환경에 미칠 영향 |
최근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대화와 글쓰기 분야에서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력한 언어 모델의 등장은 한국의 언론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챗GPT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내용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는 기술로, 이를 활용하면 빠르고 정확한 정보 제공이 가능해진다. 기사 작성 과정에서 개인적인 연구와 인터뷰, 소셜 미디어 분석 등의 과정이 거의 필요 없어지게 된다는 점에서 기자의 업무 효율성이 향상될 수 있다.
다만 동시에 기자의 판단력과 실무 경험이 감소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인공지능에 의해 생성된 기사가 실제의 정보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미약한 부분이 존재한다. 또 인공지능에 의한 정보 생성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작성되기 때문에 언론의 정치적 견해와 다양성이 감소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결국 챗GPT의 등장은 한국의 언론환경에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자의 전문성과 판단력을 고려한 적절한 사용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언론사와 기자 그리고 소비자의 관점에서 고민해 챗GPT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언론환경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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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봐서는 어색함을 느끼지 못할 만큼 완성도 높은 글. 기자가 썼다고 해도 믿을 법한 위 글은 사실 '챗GPT'가 작성했다. 약간의 어미 수정은 있었지만 전반적인 흐름이나 논리 구조는 이제껏 겪어본 인공지능(AI)과는 다르게 질적으로 훌륭했다. '챗GPT가 한국의 언론환경에 미칠 영향을 기사로 써달라'는 주문에, 30초도 안돼 내놓은 대답이었다.
게임체인저 '챗GPT'…전세계 열풍
무료로 공개된 오픈AI의 챗GPT. 챗GPT 화면 캡처
그야말로 챗GPT 열풍이다. 기자도 느낀 위협적인 수준의 성능에 전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출시 두달여 만에 월간 사용자가 1억명을 돌파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끈 '틱톡'이 월간 사용자 1억명을 넘기까지 2년 6개월 정도 걸린 데에 비춰 가히 엄청난 속도다. 챗GPT의 사용자가 100만 명이 되기까지는 불과 닷새밖에 걸리지 않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100만 명을 확보하는데 각각 10개월, 2년이 소요된 것과는 비교 자체에 의미가 없을 정도다.
챗GPT는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가 지난해 11월말 출시했다. 대규모 언어 학습 모델인 GPT-3.5를 기반으로 만든 일종의 'AI 챗봇'이다. 사용자의 질문에 AI가 알맞은 답변을 제공하는 식이다. 진짜 사람처럼 언어를 구사하는 건 물론, 보고서·소설·시나리오 등 다양한 종류의 작문부터 전문가 수준의 코딩도 막힘없이 수행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챗GPT가 로스쿨과 MBA, 의사시험 등 전문직 평가를 통과했다는 연구 결과도 여럿이다.
알파고 뛰어넘는 강력한 '강화학습'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챗GPT가 기존의 AI와는 확연히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대중의 관심을 받았던 '알파고'의 경우 수많은 기보를 보고 바둑 두는 법을 배우는 '지도학습'을 거쳐 답을 찾았다면, 챗GPT는 이같은 지도학습에 더해 스스로 기보에 없는 수를 둬가면서 이길 확률이 높은 방법을 찾는 '강화학습'까지 적용했다. 쉽게 말해 알파고가 학습에 의존했다면, 챗GPT는 데이터 학습을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이다.
알파고와의 차이점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챗GPT가 대답한 내용. 윤준호 기자김덕진 미래사회IT연구소 소장은 "전통적인 AI에서는 '한국의 수도는 서울이다'를 알게 하려면 한국이 뭔지, 수도는 무슨 뜻인지 또 서울은 어떤 건지 컴퓨터에 알려주고 정답까지 입력해서 하나의 사전을 만들어줘야 '한국의 수도가 뭐냐' 물었을 때 서울이라고 대답했다"며 "기존 챗봇들도 이같은 수준을 넘지 못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챗GPT는 한국의 수도가 뭔지 모른다. 그냥 인터넷에 수많은 글을 찾다 보니까 누군가가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올리고 또 어디에는 한국의 수도 서울에 놀러왔다는 게시물이 있고, 이런 식으로 한국의 수도가 나오면 서울이라는 단어가 항상 들어간다는 걸 인지해 '한국의 수도가 뭐냐' 물어보면 서울이라고 답한다"며 "한국의 수도가 뭔지 모르지만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서울이라고 대답했는데, 사람들이 맞았다고 하면 이걸 또 학습한다. 이게 바로 챗GPT의 딥러닝 방식이다"고 덧붙였다.
AI가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일상 속에 침투하고 있다는 자각도 챗GPT 파장의 배경이다. 알파고가 바둑이라는 영역에 한정됐다면 챗GPT는 인간의 언어라는, 모든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영역으로 넘어온 AI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맥락이 끊기는 기존의 챗봇들과 달리 '티키타카'가 가능할 만큼의 자연스러운 대화도 챗GPT의 인기몰이에 한몫하고 있다.
챗GPT는 기존 챗봇들과 달리 맥락을 이어가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윤준호 기자저작권·가짜뉴스 등 '우려'도 존재
스마트이미지 제공폭발적인 인기만큼 우려도 크다. 가장 논란 되는 부분이 '저작권' 문제다. 이미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챗GPT를 활용해 보고서나 과제를 제출하는 등 표절과 저작권 침해 이슈가 심심찮게 불거지고 있다. 뉴욕시 공립학교는 이달 초부터, 시애틀과 로스앤젤레스 공립학교는 지난해 말부터 학교 네트워크에서 챗GPT 접속을 차단했다. 챗GPT를 활용한 결과물의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저자의 창작성을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도 뜨거운 감자다.
거짓 정보의 확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챗GPT가 내놓는 대답의 진위 여부를 따지지 않고 그대로 수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챗GPT는 초거대 AI기술을 기반으로 아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 답을 했을 뿐 이게 진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른다. 결론이 항상 참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심각한 건 챗GPT가 생성한 내용이 이렇게 진실이 아닌, 참이 아닌데도 사람들이 이를 사실이라 믿고 활용하는 경우"라며 "그러면 챗GPT는 참이 아닌 내용을 다시 학습하고 또 학습해 결국 또다른 유사진실을 만들어낸다. 가짜뉴스가 계속해서 돌아다니는 지금의 상황과 비슷한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챗GPT가 오감으로 경험하고 지식을 체득하는 인간과 달리 오로지 텍스트로만 학습했다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전적으로 의존하기 보다는 '보조'의 개념으로 활용할 것을 권유했다. 장 원장은 "노동이 투입되는 일을 AI에게 맡기고 사람은 보다 고차원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며 "예컨대 챗GPT에게 보고서를 10개 써오도록 하고, 최종 가치 판단과 활용 방안은 인간이 결정하는 식이다. 인턴 1명과 같이 일한다고 생각하면 챗GPT는 유용한 툴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