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팀 훈련에 안 나와도 돼" 1위 KGC가 빡빡한 일정을 버티는 비결은?

농구

    "팀 훈련에 안 나와도 돼" 1위 KGC가 빡빡한 일정을 버티는 비결은?

    안양 KGC인삼공사 김상식 감독과 양희종. KBL안양 KGC인삼공사 김상식 감독과 양희종. KBL
    프로농구 서울 SK의 간판 스타 최준용은 지난 11일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홈 경기를 마치고 KBL 일정에 대해 쓴소리를 남겼다.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 부상자가 속출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공교롭게도 최준용은 그날 경기에서 왼쪽 발 부상을 당해 12일 창원 LG와 상위권 맞대결에 출전하지 못했다. 체력이 떨어지면 부상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는 법이다. 최근에는 전주 KCC의 간판 스타 허웅이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KBL 정규리그는 10개 구단 체제에서 팀당 54경기를 진행한다. 미국프로농구(NBA)는 팀당 82경기, 일본 B리그는 팀당 60경기로 KBL보다 경기수가 많다. 그만큼 정규리그 기간도 길다. 올시즌 KBL 정규리그는 10월 중순에 개막해 3월 말에 끝난다.

    NBA는 10월 중순에 개막해 4월 중순에 정규리그가 마무리된다. 팀당 82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KBL을 능가하는 강행군이다(그만큼 비즈니스 규모가 크고 선수들 연봉도 많다).

    그래서 NBA 구단들은 팬들의 양해를 구하고 주축 선수들에게 종종 경기 결장을 통한 휴식 기회를 준다. NBA 사무국은 구단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체력 소모가 큰 이틀 연속 경기(백투백, back-to-back 일정)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NBA는 경기 일정이 촘촘하고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도 길기 때문에 선수들이 모두 모여 공식 팀 훈련을 진행할 여유가 많지 않다. 경기 당일이나 전날 가벼운 슈팅 훈련만 하고 실전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KBL은 경기와 경기 사이 휴식일에도 훈련량이 적지 않은 편이다. 특히 과거에는 더 많았다. 경기 당일 오전에 수백개의 슛을 던지는 훈련을 지시한 팀도 있었다. 정규리그 기간에도 훈련량이 많으면 매경기 상대 팀을 대비한 맞춤형 전술이 나올 수 있지만 선수들의 체력은 더 떨어지기 마련이다.

    1위 팀 안양 KGC인삼공사의 김상식 감독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KGC인삼공사는 오세근과 양희종 등 팀의 중심을 담당하는 베테랑들이 많은 팀이다. 그래서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우선 과제로 삼는다. 방법은 간단하다. 경기가 없는 날 훈련량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김상식 감독은 "쉬는 날에는 팀 연습보다 간단한 회복 훈련을 하면서 선수단 분위기를 맞춰주려고 한다. 전날 많이 뛴 선수들은 다음날 훈련에서 제외시킨다. 안 나와도 된다고 한다. 남아있는 에너지를 경기에 쏟자, 경기에 집중하자고 한다. 그게 우리 팀과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와 경기 사이에 훈련을 하면 선수들은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이다. 훈련 내용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을 것이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느꼈다. 자율은 백지장 한 장 차이로 팀을 개판으로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소통이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도 지킬 건 지켜주고 있어 고맙다"고 덧붙였다.

    2011년 KBL에 데뷔한 베테랑 오세근은 철저한 관리에 힘입어 올시즌에도 변함없이 건재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41경기에 평균 26분 남짓 출전하며 12.7득점, 6.3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작전을 지시하는 안양 KGC인삼공사 김상식 감독. KBL작전을 지시하는 안양 KGC인삼공사 김상식 감독. KBL
    12일 한국가스공사와 원정경기에서도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중요한 자유투 기회들을 잘 살려 팀의 70-64 역전승을 견인했다. 자신이 기록한 11득점의 절반에 가까운 5점을 4쿼터 승부처에서 몰아넣었다.

    KGC인삼공사는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연전을 펼쳤다. 오세근이 12일 경기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11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상위권 맞대결에서 18분밖에 뛰지 않았기 때문이다. 4쿼터에는 아예 나오지 않았다.

    김상식 감독이 오세근을 일부러 기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양희종을 파워포워드로 투입해 4쿼터 승부를 시작하면서 오세근에게는 승부처 교체 출전을 준비하라고 했다. 그런데 KGC인삼공사의 4쿼터 경기력이 워낙 좋았다.

    김상식 감독은 11일 현대모비스전을 95-83 승리로 마친 뒤 "양희종이 4쿼터에 들어가면서 공격과 수비가 다 잘 풀렸다. 오세근에게는 준비하라고 했으니까,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있더라. 경기가 거의 끝난 상황에서 오세근이 오늘 자기는 쉬어도 될 것 같냐고 묻길래 그래, 내일을 대비하자고 했다"며 웃었다.

    개막 첫 날부터 1위에 올라 지금까지도 31승11패로 선두를 지키는 KGC인삼공사의 질주 이면에는 이처럼 소통에서 비롯되는 유연한 선수단 관리가 있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