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키이우 깜짝 방문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앞두고 이뤄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 직전 미국이 러시아에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알렸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이 나라를 빠져 나간 직후 화상 기자 브리핑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과 관련해 설명했다.
기자들은 미국이 러시아에 사전에 관련 사실을 통지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키이우를 방문한다는 것을 러시아에 알렸다"며 "(우크라이나로) 출발하기 몇 시간 전 충돌을 피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소통의 민감성을 감안해 러시아의 반응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방문에 대해 장황하게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키이우 방문은 역사적이고 전례 없는 일"이라며 "근대 이후 미국 대통령이 미군이 핵심 기간시설을 통제하지 않는 전쟁 중인 나라의 수도를 방문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에 있어 선명하고 오해의 여지가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키이우서 공동 기자회견하는 바이든과 젤렌스키. 연합뉴스그는 다만 "이번 방문은 기념하기(celebrate) 위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전쟁 1주년을 맞이해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전쟁을 마케팅하려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통령 재선에 도전할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혀온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을 높임으로써 미국내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호재로 작용해오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미국의 자본과 우크라이나의 희생을 무기삼아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존 파이너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과 관련, "방문은 몇 달 전부터 국가안보회의와 비서실, 국방부 일부 및 정보 당국을 포함해 세심하게 계획됐다"며 "극소수만이 계획에 참여했으며, 대통령은 각 단계 및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해 세심하게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5억 달러 규모의 새 군사 원조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