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서 나란히 걷는 바이든과 젤렌스키. 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1주년을 맞아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말 그대로 '극비' 방문이었다.
현지시간 18일 저녁 7시 이후 일정이 비공개됐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36시간만에 키이우에 모습을 드러낼 줄은 아무도 몰랐다.
19일 백악관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도 TV에 나와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없다고 공개리에 밝힌 터였다.
대통령의 신변 안전 때문일 수도, 키이우행 정보에서 소외됐을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대국민 상대 거짓말을 한 셈이다.
더욱이 바이든 대통령이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키이우 거리를 거니는 장면이 미국 공중파 TV에 노출된 20일은 미국 공휴일인 '대통령의 날'이다.
다분히 오래 준비된 정치 연출극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서 전사자 추모하는 바이든. 연합뉴스이동도 대통령 전용기(AF-1)가 아닌 공군기를 타고 할 정도로 암암리에 움직였다고 한다.
다만 러시아에는 폴란드에서 키이우로 기차를 타고 이동하기 직전에 알렸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러시아와의 원치 않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미군이 영공을 통제하지 않은 전쟁터로, 위험을 무릅쓰고 날아 간 것은 바로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키이우에서 "푸틴의 정복 전쟁을 실패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또 "푸틴은 틀렸다. 1년 뒤 이 곳에 그 증거가 여기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서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고무된 모습이었다.
그동안 끈질기게 요구한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관철시킨 때문이다.
이날도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5억 달러(6500억원)의 추가 지원을 받아냈다.
5시간을 머물고 폴란드로 빠져 나온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인접 9개 국가 정상들을 만난다.
러시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키이우 방문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 대신 치르는 대리전임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