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尹의 국정원, '수사대상'에서 '직속 정보기관'으로 ··10년 만에 방문

대통령실

    尹의 국정원, '수사대상'에서 '직속 정보기관'으로 ··10년 만에 방문

    尹대통령 10년 만에 국정원 찾아가 힘실어줘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직원들과 간담회…진솔한 대화
    일일이 악수하고 사진찍어, 직원들 열렬한 '환대'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을 찾아 2023년도 업무 계획 보고 전에 원훈석(院訓石) 앞에서 국정원 간부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을 찾아 2023년도 업무 계획 보고 전에 원훈석(院訓石) 앞에서 국정원 간부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을 찾았다.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수사' 당시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러 갔던 이후 10년 만에 첫 방문이다. 대통령으로서는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찾았다.

    윤 대통령에게 국정원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대통령이 되기 전 '검사 윤석열'에게 국정원은 '수사대상' 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으로 있을 때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구속 수사를 주장해 법무부와 충돌하며 국정감사장에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의 사건 외압 의혹을 폭로했다. 그러면서 "나는 조직에 충성할 뿐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면서 전국민에게 '강골 검사'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 후 정직 1개월 징계를 받고 좌천돼 약 3년동안 수사와 거리가 먼 지방 고검을 전전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국정원의 정치 개입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로 이 사건 역시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봤고, 원 원장의 구속 수사를 주장하다 법무부와 마찰을 빚고 결국 좌천까지 당하게 된 것이다.

    이후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에서 중앙지검장으로 발탁돼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사건'을 수사했고 대법원은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 국정원 고위 간부들에게 실형을 확정했다.

    대통령이 되어 '직속 정보기관'인 국정원 청사를 다시 방문한 윤 대통령은 국정원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번 방문, "업무보고 차원, 내부 힘실어주기"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민주노총 등을 겨냥한 국정원의 '간첩단'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뤄지면서 대공수사권 이관과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여러 해석도 나왔다. 앞서 윤 대통령도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대공수사권 이전은 해외 수사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국내에 있는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살펴봐야 할 여지가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국정원 업무보고와 관련해 취임 뒤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였다는 입장이다. 국정원의 업무특성상 직원들이 공개되지 않으니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 격려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정부에서 위축된 국정원 조직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라는 의미다.

    여권 핵심 관계자도 "직접 간부들과 직원들을 만나 현 리더십을 격려하고 그동안 조직이 안정되지 않아 내부 갈등도 심한데 힘을 실어주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정원이 국가안보와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는 국가 최고 정보기관으로서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대한민국 자유 수호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는 정보기관 직원의 자세와 마음가짐은 남달라야 한다"며 "일하는 방식과 근무태도 역시 여타 국가기관 공무원과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尹 '국정원 댓글 수사' 당시에도 국정원 조직 높이 평가, 존경해"


    특히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정원 직원 10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직원들의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세종 정부청사 공무원들과의 간담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직접 일일이 악수하고 사진도 함께 찍는 등 직원들의 사기를 힘껏 북돋아줬다는 후문이다.  

    윤 대통령은 직원들에게 "대한민국 정보기관은 세계 최고를 지향해야 한다. 정보에서 2등, 3등은 의미가 없다"며 "높은 포부를 마음에 품으라"고 격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을 찾아 2023년도 업무계획을 보고받기 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규현 국정원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대통령실 제공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을 찾아 2023년도 업무계획을 보고받기 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규현 국정원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대통령실 제공아울러 윤 대통령은 "2018년 최초의 여성 CIA(Central Intelligence Agency·미 중앙정보국) 국장에 임명된 지나 해스펠(Gina Haspel)은 정보요원으로 살아온 삶을 단순한 직업(career)이 아닌 소명(calling)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며 "여러분과 함께 국가를 위한 헌신의 마음가짐을 되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한 측근은 "윤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 수사' 당시에도 국정원 조직을 높이 평가하며 공무원으로서의 헌신에 대한 인정과 존경이 있었다"며 "지난 몇년간 국정원의 기능이 해체되거나 약화됐으니 이를 보완해 더 잘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측근도 "지금은 대통령이 검사로서 수사할 때와는 달리 국가의 수장으로서 국정원의 역할에 대해 더 크게 알게 되었을 것"이라며 "국정원이 국익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라고 사기를 북돋우는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