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키움 이정후. 연합뉴스 KBO 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25·키움)에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앞두고 뛰는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올해 데뷔 7년 차를 맞은 이정후는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친다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지난 시즌 이후 MLB 도전을 선언했고, 구단에서도 이를 허락했다. 여기에 거물 에이전트라 불리는 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으며 MLB 진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정후는 지난 2022시즌 타격 5관왕을 거머쥐며 KBO 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타율(3할4푼9리), 안타(193개), 타점(113점), 출루율(4할2푼1리), 장타율(5할7푼5리) 5개 부문을 석권했다. 5개 부문 이상을 수상한 것은 2010년 도루를 제외하고 전 부문을 석권하며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은퇴) 이후 처음이다.
새 시즌을 앞두고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이정후가 MLB 진출을 앞두고 세계 무대에 이름을 널리 알릴 쇼케이스였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비록 2승 2패 조 3위에 머물며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이정후만큼은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 무대였다. 4경기 타율 4할2푼9리(14타수 6안타) 5타점, 4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런 이정후도 아직 이루지 못한 성과가 있다. 2017년 데뷔 이후 우승 경험이 없다. 이정후는 KBO 리그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정후는 30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3시즌 개막 미디어 데이에서 새 시즌을 앞두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정후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고 올 시즌이 딱히 특별한 것도 아니다"면서 "작년에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난 겨울부터 (우승을 목표로) 많은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올 시즌 역시 힘든 일이 많겠지만, 다같이 힘을 내면 우승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키움은 지난해 한국 시리즈에서 SSG에 무릎을 꿇고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정후는 "많은 선수들이 작년에 큰 경기를 경험했다. 간절함이 없으면 우승을 할 수 없다는 걸 모두 느꼈을 것"이라며 "간절함도 중요하지만 실력이 있어야 우승을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스프링 캠프를 통해 많은 발전을 거뒀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키움의 키 플레이어로는 투타 겸업을 준비한 장재영을 꼽았다. 이정후는 "(장재영이) 5선발에서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면서 "지난 겨울 호주 질롱 코리아세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스프링 캠프에서도 많은 성장을 거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미디어 데이에는 KBO 리그 41주년을 맞아 총 410명의 야구 팬들이 찾았다. 이정후는 "시즌을 앞두고 좋지 않은 사건이 있었고, WBC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미디어 데이에 많이 찾아와주셨다. 개막 전 많은 구장이 매진됐다는 소식도 들었다"면서 "팬들의 관심과 성원에 너무 감사드린다. 경기력 뿐만 아니라 팬 서비스도 프로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끝으로 한국 팬들과의 마지막 시즌에 반드시 우승을 선물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후는 "작년에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결과적으로 2위였다. 우승을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올해만큼은 선수들이 하나가 돼서 정규 시즌을 1위로 마쳐야 한다.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않은 상태로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팬들에게 무조건 성적으로 보여드려 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