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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웃는 얼굴이었고, 반짝였던 사람…동료들이 본 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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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웃는 얼굴이었고, 반짝였던 사람…동료들이 본 문빈

    지난 19일 세상을 떠난 아스트로 문빈. 아스트로 공식 페이스북지난 19일 세상을 떠난 아스트로 문빈. 아스트로 공식 페이스북그룹 동방신기의 어린이 버전인 '꼬마신기'로 예능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연예인이라는 꿈을 본격적으로 꾸기 시작한 문빈은 11살부터 8년간의 연습생 시절을 거쳐 2016년 6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아스트로(ASTRO) 멤버로 데뷔했다.  

    문빈은 늘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면서도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인 만큼 '좋은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고 여겼다. "완벽하고 멋진 모습으로만 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스스로 인정할 수 없을 때 무대에 서니 좌절감마저 들었다"는 문빈은 2019년의 목표로 '스스로 인정할 만큼 춤과 노래를 완성하는 것'(모두 2019년 2월 '보그' 인터뷰)을 꼽았다.

    '별로다' '못 한다'라는 평가를 듣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털어놓은 문빈은 "저에 대한 평가를 하는 어른들에게 노출되는 직업이다 보니 자기성찰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었다"라며 "내게 기대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진 않으니"(모두 2019년 '엘르' 인터뷰)라고 강조했다.

    "쉬엄쉬엄하면 쉬엄쉬엄하는 것밖에 안 돼요. 좋은 결과가 나올 수가 없죠. 나와도 그건 운일 뿐입니다"라는 말이 '문빈 어록'으로 팬들 사이에서 유명할 정도로, 문빈은 자기가 하는 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 인터뷰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것이 '본업을 잘하고 싶은 마음'과 '스스로 만족할 만한 수준에 다다르려고 노력한다'는 내용이었다.

    문빈은 '최신유행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상황극을 소화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최신유행 프로그램' 캡처문빈은 '최신유행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상황극을 소화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최신유행 프로그램' 캡처그렇다고 해서 '열심의 함정'에만 빠지지는 않았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아이돌'은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연기도 하고 운동도 잘하고 예능감도 있어야 하는, 지나치게 많은 역할이나 기대 수준을 요구받는 위치라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잘해야만 하는 게 너무 많아 스스로의 존재를 의심했던 순간도 있었으나, '너무 잘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앞서 걱정하지 말자, 그냥 느끼는 대로 행동하자'(2020년 10월 '뷰티쁠' 인터뷰)는 답을 찾아냈다.

    "가장 죽을 것 같은데, 동시에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드는 때로 운동이나 무대를 끝냈을 때를 예로 든 문빈은 "나는 아직도 무대에 오르면 내가 여기서 죽어도 이상하지 않겠다 싶다. 늘 죽을 만큼 내 모든 에너지를 다 쏟는다"라고 밝혔다. "잘하고 싶으면 무조건 많이 해봐야 한다. 노력은 누구나 다 한다. 그러니 자신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려면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모두 2021년 9월 '싱글즈' 인터뷰)라고도 부연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려놓는 법'도 차츰 알게 됐다. 가수라는 본업뿐 아니라 '최신유행 프로그램' '열여덟의 순간' 등 예능과 콩트, 드라마 등 매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했다. 시즌 2까지 함께한 '최신유행 프로그램'에서는 "자유롭게 욕심을 내며 스스로 많은 가능성을 보게"(2019년 7월 '엘르' 인터뷰) 됐다. 과거의 문빈이 100%를 넘어 120%를 표현하고자 했다면, 2023년의 문빈은 "힘을 풀고 해도 그 또한 하나의 매력이 될 수 있구나"(2023년 1월 '하퍼스 바자' 인터뷰) 하고 깨달았다.

    "늘 반짝이던 모습"(샤이니 태민)이나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더 반짝반짝 빛나길 바라"(와썹 송다인)"당신의 빛나던 열정을 잊지 않겠습니다"('쇼 챔피언' 공식 트위터)라는 추모 글만 봐도 알 수 있듯, 업계 동료들도 문빈이 일군 '반짝임'을 인지하고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에서 함께 연기한 배우 김보윤이 22일 공개한 사진. 왼쪽부터 김보윤, 문빈. 김보윤 인스타그램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에서 함께 연기한 배우 김보윤이 22일 공개한 사진. 왼쪽부터 김보윤, 문빈. 김보윤 인스타그램자기 자신에겐 엄격했으나, 주변 사람에게는 배려심 넘치고 웃음을 잃지 않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동료들에게 문빈은 "착하고, 배려심 깊었던"(배우 정신혜), "환하게 웃으며 밝게 빛나던"(동방신기 유노윤호) 사람이자, "밝은 기운을 갖고 있으면서 지나치지 않고, 진지한 모습 속에서도 만면에 미소를 잃지 않는 아티스트"('쎄씨' 에디터)였다.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김보윤은 문빈이 "오제(문빈)에게도 다흰이(김보윤)에게도 상처주지 않게 연기하고 싶다고 대본 나온 날부터 촬영하던 날까지 매일 고민"했으며, "대사 실수하면 일주일쯤 미안해" 했고, "촬영 끝나고 모니터 하고 좋았던 부분들 얘기해" 주었다고 밝혔다.

    "만날 때마다 밝았고 가족을 끔찍이 아끼던"(방송인 장성규) 문빈은 여성 아이돌 그룹 빌리(Billlie) 멤버인 친동생 문수아와 여러 방송을 통해 서로를 아끼는 모습을 보여줬다. KBS2 '뮤직뱅크'에서 선보인 '내 귀에 캔디' 무대가 큰 화제였고, MBC 예능 '호적 메이트'에 나왔을 당시 번지점프 전 외친 소원이 "2023년 수아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다!"여서 뭉클함을 자아냈다. 문빈이 휴대전화 케이스에 동생 문수아 캐릭터 스티커를 내내 붙이고 다녔다는 일화도 뒤늦게 조명받고 있다.

    '최신유행 프로그램'과 'SNL 코리아 2'로 인연을 맺은 강나래 PD는 "최유프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였어요. 너무 감사하단 말 꼭 하고 싶었어요" "피디님이 제 은인"이라고 한 문빈의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고 디렉팅했을 때도 문빈은 "저는 피디님 믿어요"라고 신뢰를 보였고, 이 일을 계기로 '뮤즈' 문빈에게 '책임감'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게 강 PD 설명이다.

    '호적 메이트' 캡처'호적 메이트' 캡처
    그룹 아스트로 활동은 물론 유닛 '문빈&산하'로 의기투합한 멤버 산하는 2020년 '뷰티쁠' 인터뷰 당시 최근에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것으로 '문빈'을 들기도 했다. 본인도 눈치챌 정도로 고민이 많은 게 보였지만 전혀 티 내지 않는 모습을 보고 "괜히 형이 아니구나" 싶었다는 내용이었다.

    팬 사랑도 두터웠다. 올리브 예능 '식벤져스' 공동 인터뷰 당시 배우 봉태규는 문빈이 가장 기뻐할 때가 바로 팬들을 만날 때라고 밝혔다. 봉태규는 "정말 정말 좋아한다. 정말 아스트로 팬분들은 좋아하셔도 되는 게 빈아 누가 널 찾아, 그러면 목소리에 생기를 감추지 못한다. 엄청나다"라고 감탄했다.

    아스트로의 멤버로서, 유닛 문빈&산하의 멤버로서, 또한 드라마와 예능에서 다채로운 활약을 펼쳤던 문빈은 지난 19일 스물다섯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다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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