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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도 못 막는 김선형-워니의 '몰빵 농구'…SK 전희철 감독의 승리다



농구

    알고도 못 막는 김선형-워니의 '몰빵 농구'…SK 전희철 감독의 승리다

    서울 SK, KBL 챔피언결정전 1차전서 안양 KGC에 승리

    서울 SK 김선형. KBL서울 SK 김선형. KBL
    전희철 감독이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서울 SK는 안양 KGC인삼공사를 상대하는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몰빵 농구'를 예고했다.

    특정 선수에게 공격을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원투펀치를 구성하는 김선형과 자밀 워니를 믿고 간다는 것이다.

    농구는 팀당 5명이 뛰는 5대5 스포츠다. 팀 컬러에 따라 각자 맡는 역할이 달라진다. 5명 모두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팀이 존재할 수 있고 특정 선수 1~2명이 공격을 이끌고 나머지는 수비와 궂은 일을 하는 구성으로 갈 수도 있다.

    전희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의 방향을 명확하게 잡았다. 후자다.

    전희철 감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최준용이 부상으로, 안영준이 군 입대로 빠진 상황에서 정규리그 챔피언 KGC인삼공사를 꺾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두 선수가 건재했던 1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는 SK가 KGC인삼공사를 4승 1패로 눌렀다.

    하지만 지금은 두 선수가 없다. 그래서 극단적인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SK에는 오재현과 최성원 등 수비에 강한 가드들이 있다. 이들은 돌아가며 KGC인삼공사의 포인트가드 변준형을 상대했다. 이 때문에 김선형이 수비에서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정규리그 SK를 상대로 20.4득점을 기록했던 렌즈 아반도를 맡아야 했다.

    그래서 전희철 감독은 비장의 수를 꺼냈다. 아반도가 외곽에서 2대2 공격을 펼칠 때에만 기습적인 함정(트랩) 수비를 하기로 했다.

    25일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1쿼터 도중 아반도가 베이스라인 부근에서 트랩에 걸린 장면이 나왔다. 공격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공이 코트밖으로 나가자 KGC인삼공사의 공격권이 그대로 유지됐음에도 전희철 감독은 박수를 쳤다.

    아반도는 20분 동안 총 4득점에 그쳤다.

    그리고 전희철 감독은 6강과 4강 플레이오프의 히어로 허일영을 주전으로 전격 기용했다.

    베테랑 슈터 허일영이 코트에 있을 경우 그를 맡는 수비수가 도움수비를 쉽게 가지 못하기 때문에 김선형과 워니가 골밑으로 파고들 공간이 넓어진다. 허일영은 원투펀치를 도울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다.

    게다가 SK의 핵심 볼핸들러 김선형과 호흡도 좋다. 허일영은 트랜지션 3점슛 기회를 좋아한다. 김선형도 이를 잘 알고 활용한다. 허일영은 창원 LG와 4강 플레이오프 도중 "김선형이 내 기회를 잘 봐준다. 안으로 돌파하다가 갑자기 뒤로 확 돌아 나에게 패스를 줬다.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그 정도로 잘 본다.

    최준용의 4번 포지션 빈 자리를 채우는 최부경은 KGC인삼공사의 베테랑 빅맨 오세근과 한 세트를 이뤘다. 마치 직장상사 같았다. 오세근이 벤치로 '퇴근'하면 최부경도 '퇴근'했다. 오세근이 코트로 '출근'하면 최부경도 나왔다.

    김선형과 워니가 2대2 공격을 펼치거나 김선형이 림으로 돌격할 때 최부경은 로우포스트 양쪽을 오가며 위치를 잡았다. 담당 수비수가 도움수비를 위해 반응하는 순간 최부경의 움직임은 절묘했다. 거기서 적잖은 득점이 나왔다.

    KGC인삼공사의 득점이 터질 때마다 큰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지만 SK는 흔들리지 않았다. 3쿼터 들어 근소한 리드를 잡은 이후에도 그랬다. 확실한 무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선형과 워니의 2대2 공격은 KGC인삼공사가 알고도 막지 못했다.

    서울 SK 전희철 감독과 자밀 워니. KBL서울 SK 전희철 감독과 자밀 워니. KBL서울 SK의 간판 슈터 허일영. KBL서울 SK의 간판 슈터 허일영. KBL
    워니는 2대2 공격 시 롤(roll)을 깊게 하지 않는다. 적당한 간격을 두면서 김선형을 바라본다. 주무기 플로터가 있기 때문에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것이다.

    반면, KGC인삼공사는 김선형이 워니의 스크린을 타고 안으로 들어올 때 공간을 좁혀야 했다. 경기 내내 그의 플로터가 불을 뿜었기 때문이다. 타이밍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오마리 스펠맨이 김선형을 따라가면 워니에게 공간이 생겼다. 그곳은 워니의 놀이터였다.

    전희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김선형이 아닌 다른 선수가 외곽에서 길게 드리블하는 시간을 "의미없는 시간"이라고 정의했다. 이처럼 공격의 중심을 확실하게 설정했다. KGC인삼공사가 힘겹게 추격할 때마다 SK는 수월하게 달아났다.

    SK는 KGC인삼공사를 77-69로 누르고 7전4선승제 시리즈의 첫 판을 잡아냈다. 먼저 열리는 원정 2연전에서 최소 1승을 확보하면서 이제 홈 어드밴티지는 SK의 몫이 됐다.

    김선형은 22득점 12어시스트로 활약했고 워니는 1쿼터 야투 난조를 이겨내고 23득점 10리바운드 3스틸 2블록슛을 기록했다. 허일영 카드도 성공했다. 3점슛 2개를 포함해 10득점을 기록하며 전희철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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