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쿼터 트라이아웃에 지원한 바야르사이한(왼쪽)과 에디(오른쪽). 한국배구연맹한국 프로배구에 처음으로 아시아 쿼터 제도가 도입된 가운데 트라이아웃에 지원한 몽골 출신 미들 블로커 듀오가 눈길을 끈다.
2023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아시아 쿼터 트라이아웃 및 드래트프의 첫 평가전이 열린 25일 제주 한라체육관. 남자부 7개 구단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아시아 선수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KOVO는 구단의 선수 운용 효율성 증진과 다양한 국적의 선수 출전을 통한 리그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아시아 쿼터 제도를 도입했다. 아시아 시장 해외 방송권 판매를 통한 새로운 수입을 창출하고, 국내 학교 재학 외국인 선수들에게 국내 선수 생활 지속 기회를 제공하는 목적도 있다.
첫 아시아 쿼터에는 7개 국가 24명의 선수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 중에는 한국 대학 재학 경력이 있는 선수들도 있다. 몽골에서 배구 유학을 온 바야르사이한(25·197cm)과 에디(24·198cm)다.
몽골에서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 두 선수는 배구 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17년 배구 명문 순천제일고에 입학했다. 고교 졸업 후 바야르사이한은 인하대, 에디는 성균관대로 진학해 대학 리그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V리그 입성이라는 목표가 생겼다.
두 선수는 한국에 5년 이상 거주하면 지원할 수 있는 일반 귀화를 통해 V리그에 도전하려 했다. 언어의 장벽이 있었지만 한국어 능력 시험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귀화 관련법이 5년 이상 세금을 낸 이력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소득이 없는 두 선수는 V리그에 도전할 기회를 잃을 뻔했다. 하지만 아시아 쿼터 제도의 도입으로 꿈에 그리던 V리그 입성의 기회를 다시 잡았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두 선수는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아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외국인 선수이지만 한국어도 능통해 통역이 필요 없다는 장점도 있다.
아시아 쿼터 트라이아웃 연습 경기. 한국배구연맹인하대 졸업 예정인 바야르사이한은 "6년 전 V리그 입성을 꿈꾸며 한국으로 왔다"면서 "지금이 제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처음에는 의사 소통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한국 문화에도 익숙해졌다"면서 "아웃사이드 히터도 가능하다. V리그에서 뛴다면 어느 역할이든 해낼 자신이 있다"고 자신의 장점을 어필했다. 미들 블로커인 그는 신영석(한국전력)을 롤모델로 꼽았다.
성균관대 재학 중인 에디도 "이번 아시아 쿼터는 내가 한국에 온 목표와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늘은 내 기량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60% 정도밖에 발휘하지 못했지만 내일은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V리그 최초로 시행된 이번 아시아 쿼터에 지원한 선수들은 27일까지 총 3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기량을 점검받는다. 이어 27일 제주 썬호텔에서 열릴 드래프트에서 남자부 7개 구단의 선택을 기다린다.
각 구단은 총 70개의 구슬 중 10개씩 배정받고 동일 확률로 추첨해 선발 순서를 정한다. 구단의 지명을 받은 선수는 10만 달러(세금 포함)의 연봉을 받고 2023-2024시즌부터 V리그에서 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