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과 부채 한도 협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은 16일(현지시간) 오후 부채 한도 상한 협상과 관련해 다시 만났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1시간만에 헤어졌다.
이르면 다음달 초 사상 초유의 디폴트(국가 채무 불이행)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회동은 지난 9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본격적인 협상 무대여서 많은 기대를 받았다.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이날 "이번 협상은 결렬됐지만 양측은 (부채 한도와 관련한) 논의는 이어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의 매카시 하원의장은 회동 뒤 기자들에게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게 가능하다"며 "짧은 시간에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매카시 하원의장이 16일(현지시간) 바이든과 회동 뒤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민주당 측은 "대화가 생산적이었고, 우리 모두 디폴트는 끔찍한 선택지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예정된 G7 정상회담(일본 히로시마)에는 참석하기 위해 17일 출국하지만, 당초 귀국길에 들를 예정이었던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방문은 생략한다"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측은 진행중인 부채 한도 상한 협상으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의 해외 체류가 계획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부채 한도 협상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대통령 부재시에도 부채 한도 상한과 관련한 실무진 협상은 계속된다.
바이든·매카시 양측이 지명한 보좌진들이 실무 협상을 이어가고, 바이든 대통령은 출장중에도 유선으로 협상 내용을 꼼꼼히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 한도는 미국 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최대치를 의회가 설정한 것으로 이를 초과해서 국채를 발행하려면 의회가 한도를 올려줘야 한다.
백악관은 의회가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을 포함해 과거에도 78차례나 한도를 상향했기에 이번에도 조건없는 부채한도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정부 지출을 줄이지 않는 한 부채한도 인상은 없다고 버티고 있었다.
그러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정 개혁은 부채 한도 협상과 별도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두 사안을 연계한 협상이 진행돼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 순방 일정을 줄이고 귀국하면 야당과 일반 국민들에게 대통령이 디폴트를 막기위해 전념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다만 (중국 문제를 다룰 예정이었던) 호주와 파푸아뉴기니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