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좌완 최지민이 16일 삼성과 원정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대구=KIA프로야구 KIA 좌완 최지민(20)이 1군 데뷔 2시즌 만에 첫 승을 거뒀다. 팀의 연패를 끊어낸 승리라 더 값졌다.
최지민은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과 원정에서 1 대 2로 뒤진 6회말 2사 1루에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7회초 팀이 대거 7점을 뽑아내며 8 대 2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최지민이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최지민은 선발 숀 앤더슨을 구원해 6회말 2사 1루에서 김영웅을 초구 속구로 3루 뜬공 처리했다. 8 대 2 넉넉한 리드를 안은 7회말 최지민은 역시 초구 속구로 이성규를 3루 직선타로 잡아냈다.
김지찬에게 안타를 맞긴 했지만 최지민은 2번 타자 이재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시속 144km 속구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호세 피렐라에게 슬라이더를 공략 당해 좌전 안타를 내줘 득점권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지민은 4번 타자 구자욱과 역시 144km 속구로 승부해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최지민은 "잘 막고 내려왔고, 형들을 믿었는데 타선이 잘 터져줘서 좋다"면서 "특히 연패 탈출에 도움이 돼서 기분이 좋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데뷔 첫 승 기념구에 대해 묻자 최지민은 "(양)현종이 형이 챙기라고 해서 챙겼고, 경기 마지막 공도 하나 더 받았다"고 했다.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 최지민은 팀 선배 정해영으로부터 물 세례를 받기도 했다. 최지민은 머리가 흠뻑 젖어 털어내야 했지만 "첫 승하고 맞은 거라 기분이 좋다"고 만면에 웃음을 보였다. 정해영은 "축하하는 의미고 선배지만 2살 밖에 차이가 안 나는 만큼 함께 불펜을 이끌어가면 좋겠다"고 후배를 대견스럽게 바라봤다.
최지민이 16일 삼성과 원정에서 데뷔 첫 승을 따낸 뒤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선배 정해영의 물 세례를 받아 머리가 젖은 채 답변하고 있다. 노컷뉴스KIA 김종국 감독은 최지민에 대해 "좌완이지만 좌우 타자 모두 상대할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점점 승부처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많이지고 있다. 최지민은 "자신 있게 승부하는 게 내 장점"이라면서 "중요한 순간에 올라가도 부담은 없고 이 상황만 막자는 생각만 한다"며 패기를 보였다.
최지민은 지난 겨울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 리그에서 뛰었다. 당시 질롱코리아 감독을 맡았던 이병규 삼성 수석 코치는 최지민에 대해 "만나면 애교 있게 인사만 하는 정도로 말이 없지만 멘털이 강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승부사 기질이 있다는 것이다. 이어 "호주 리그를 치른 뒤 올 시즌 공이 더 좋아졌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호랑이 군단의 필승 카드로 떠오르고 있는 최지민.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안 다치고 최대한 1군에 오래 살아남아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입을 앙다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