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본부 전경. 좌측부터 월성1~4호기. 한수원 제공삼중수소 누출 논란을 빚었던 월성원전 주변 주민들의 암 발생률이 전국 평균보다 오히려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논란은 되고 있다.
환경부는 31일 월성원전 주변 주민 건강영향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2021년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월성원전 주변 주민의 방사선 노출과 건강실태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뤄졌다. 조사 지역은 경주시 양남면, 문무대왕면, 감포읍 등 월성원전 반경 5㎞ 내 지역이다.
서울대 의대가 지난 2021년 12월부터 1년간 건강보험공단 자료(2005~2020년)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월성원전 주변 3개 읍·면의 암 발생은 전국 평균을 기준으로 남성은 88%, 여성은 82% 수준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비교는 표준인구집단 발생률에 대비해 특정 집단 발생률을 95% 신뢰수준에서 비교하는 '표준화 발생비'(SIR)로 이뤄졌다.
특히 삼중수소로 인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갑상선암의 경우 월성원전 주변 여성 발생비율은 전국보다 16% 낮았다. 남성은 월성원전 주변이 3% 높았지만 환경부는 표준화 발생비 신뢰수준을 고려하면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월성원전 주변 주민 874명의 소변검사(체내 방사성물질 측정)에서는 삼중수소로 인한 방사선 노출량이 연간 기준 0.00008mSv(밀리시버트)로 확인됐다. 이는 일반인의 법적 노출 기준인 1mSv/y 대비 1만분의 1 수준이다.
이와 함께 주민 46명을 대상으로 체내 방사성 세슘, 스트론튬, 플루토늄, 아이오딘을 측정했지만 전원 검출되지 않았다.
인근 대기, 토양, 빗물 등 722개의 환경 시료 내 삼중수소 등 방사성물질 농도는 기존 한국수력원자력 및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분석값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지역 주민 1600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는 거주 여건 개선을 위해 경제적 지원정책 강화(88%)를 꼽은 주민이 가장 많았다.
이어 건강검진사업 지원정책 확대(71%), 최인접마을에 대한 지원 강화(60%)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과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환경부는 당초 이날 오전 주민설명회를 열어 결과를 발표하고 설명할 예정이었지만 시작과 동시에 주민들이 퇴장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설명회는 추후 다시 개최할 예정으로 일정은 주민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