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택견 고수전'에서 동생 박재환(20·용인대)이 발로 형 박진영(22·마산합포클럽)의 얼굴을 가격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경기를 마친 후 포옹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형제. 대한택견회 제공"최고수 등극을 위한 형제간 승부, 더 냉혹했다."
택견 최고수전에서 친형제간 맞대결이 펼쳐져 형이 동생을 꺾고 새로운 최고수로 등극했다.
대한택견회는 지난달 27~ 28일 전라북도 군산시 근대건축관에서 '2023 군산새만금배 전국택견대회 및 제22회 택견 최고수전'을 개최한 결과 박진영(22·마산합포클럽)이 최고수로 등극했다고 2일 밝혔다. 친동생 박재환(20·용인대)을 꺾고 제22대 최고수에 오른 것.
이전까지 택견 최고수전은 체급 제한 없이 겨루기(대련) 방식으로 각 부별 고수를 뽑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종별로 두 개의 체급으로 나눠 진행됐다. 종별 1위는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의 타이틀이 주어진다. 타이틀을 가진 선수 중 자웅을 겨뤄 최후의 1인을 가린다.
이날 남자 일반부 청룡고수에 오른 동생 박재환은 남자 고등부 주작고수 타이틀을 거머쥔 박재용(이천클럽)을 꺾고 최고수전에 진출했다. 남자 일반부 백호고수를 획득한 형 박진영 역시 남자 고등부 현무고수에 오른 강동엽(화성시택견회)을 이겨 결승에 진출, 형제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박재환과 박진영은 마산합포클럽 박태준 전수관(택견을 수련하는 곳)장(長)의 아들이기도 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마지막 최고수 등극을 위한 형제간 경기는 5판 3승제로 진행됐다. 형제간이기에 상대의 기술을 너무도 잘 아는 경기는 두번의 무승부 끝에 마지막 회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형 박진영은 3회전과 5회전에서 승리했고 동생 박재환은 2회전에서 이겼다. 1회전과 3회전은 무승부로 마쳐 형이 동생을 2대1로 이기고 최고수에 등극했다.
택견 겨루기 경기는 회전당 2분의 시간이 주어지며 30초를 쉬고 다음 회전 경기를 펼친다. 상대의 얼굴을 발로 가격하거나 바닥에 넘어뜨리면 승리한다.
지난해 제21대 최고수인 김성현(36·발광아카데미)은 16강전에서 권범수(22·여주택견스포츠클럽)과 겨뤄 연장전까지 이어갔으나, 젊은 선수의 패기에 밀려 패배했다. 택견 최강자를 가리기 위한 이날 대회는 선수, 임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초·중·고 종별 우승자에게는 전라북도교육감 상장이, 우승자에게는 전라북도지사 상장이 수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