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와 LIV 골프 합병에 아쉬움을 드러낸 로리 매킬로이. 연합뉴스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LIV 골프가 전격 합병했다.
PGA 투어와 LIV 골프를 후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그리고 DP 월드투어(유러피언투어)는 지난 7일(한국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골프를 전 세계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획기적인 합의를 이뤘다"면서 합병을 발표했다.
PGA 투어와 지난해 6월 공식 출범한 LIV 골프는 최근까지도 첨예하게 대립했다.
LIV 골프는 오일 머니를 통해 더스틴 존슨, 필 미컬슨,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 정상급 선수들을 속속 빼갔다. 실제 LIV 골프 최종전 상금은 무려 5000만 달러(약 696억원)였다.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에 PGA 투어 주관 대회 출전을 불허했다.
PGA 투어에 남은 선수들도 LIV 골프로 향한 선수들을 비판했다. 몇몇 선수들은 LIV 골프로 넘어간 선수들과 인사도 나누지 않을 정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LIV 골프 선수들은 돈이 보장된 상황에서 연습할 동기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저 많은 돈을 선불로 받고, 몇 가지 이벤트를 하고, 54홀을 플레이할 뿐이다. (54홀 경기는) 더 나이가 든 다음 시니어 투어에서나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LIV 골프의 우승 축하 장면. 연합뉴스하지만 갑작스러운 합병 소식에 PGA 투어 잔류파는 고개를 떨궜다. PGA 투어의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와 만난 자리에서는 "위선자"라는 표현을 쓰며 합병에 반발했다.
매킬로이는 8일 PGA 투어 RBC 캐나다오픈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합병 소식에 놀랐다. 물론 프로 골프에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 나는 희생양이 된 기분"이라면서 "PGA 투어를 떠난 선수들과 소송까지 했는데 그들의 복귀를 환영하기는 어렵다. 나는 여전히 LIV 골프를 싫어한다"고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수의 선수들이 SNS 등을 통해 합병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결국 LIV 골프로 이적해 거액을 번 선수들이 승자가 된 셈이다. 미컬슨은 2억 달러(약 2612억원), 존슨은 1억5000만 달러(약 1959억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이에 모너핸 커미셔너는 "이적 제안을 거절하고, PGA 투어에 남은 선수들에게는 적절한 보상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