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과 류중일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이번 WBC 대표팀의 일부 선수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큰 책임을 느끼고 송구스럽습니다"
류중일 감독이 9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개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이 시작하자마자 건넨 말이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김광현, 정철원, 이용찬 등 선수 3명이 대회 기간에 술을 마셨다는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지면서 빈축을 샀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최종 구성해야 하는 시기에 악재가 터졌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구성은 만 25세 이하(와일드카드 3명은 만 29세 이하) 선수를 선발한다는 방침 아래 진행됐다. 대표팀 내 사고 방지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전력강화위원회는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과 자부심을 강조했다.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WBC를 보면서 젊은 선수들도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국가대표는 책임감 있고 무거운 자리"라며 "성장해주기를 바란다. 25세 미만으로 나이 제한을 둔 것도 어린 선수들에게 국가대표에 대한 자부심, 자긍심, 책임감이 부여되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BO는 향후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주축이 될 선수들을 적극 육성한다는 취지로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나이 제한을 뒀다. 이 같은 방침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던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정해졌다.
그러나 올림픽과 WBC 등 최근 성인 대표팀의 국제대회 부진이 반복되면서 차세대 국가대표 선수 육성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류중일 감독은 "KBO 리그 소속팀에서 주축으로 뛰는 선수, 벌써 성인 대표팀을 경험한 선수가 절반 가까이 된다. 그만큼 한국 야구가 전망이 밝고 이번 대회를 통해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 WBC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위대한 초석을 내딛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