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여자 대표팀 에이스 안세영. EPA=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대표팀 에이스 안세영(21·삼성생명)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꿈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개막을 100일 정도 앞둔 아시안게임, 안세영이 선수 인생에서 잡은 목표 중의 하나인 아시안게임 제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안세영은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750 싱가포르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눌렀다. 세트 스코어 2 대 0(21-16 21-14)의 완승이었다.
2주 연속 국제 대회 우승이다. 안세영은 지난 4일 BWF 월드 투어 슈퍼 500 태국 오픈에서 세계 랭킹 5위 허빙자오(중국)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특히 안세영은 올 시즌 출전한 국제 대회 결승 진출 행진을 잇고 있다. 8번 출전해 모두 결승에 오르는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8번 중 우승을 5번 차지했다. 안세영은 올해 1월 인도 오픈과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특히 3월 최고 권위의 전영 오픈에서 1996년 우승한 전설 방수현 이후 무려 27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최근 2주 연속 우승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무엇보다 안세영은 강적들을 꺾으며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세계 2위인 안세영은 세계 1위 야마구치와 1월 인도 오픈 결승에서 이기는 등 올해 2승 2패 호각지세를 보인다. 싱가포르 오픈 결승에서 승리를 거두며 안세영은 야마구치와 상대 전적에서 7승 12패로 열세를 조금 만회했다.
1월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안세영은 당시 상대 전적 1승 8패로 열세였던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천위페이(중국)를 눌렀다.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 캐롤리나 마린(스페인)을 꺾었다. 천적 천위페이에 올 시즌 3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지난 3월 전영오픈에서 방수현 이후 한국 선수로는 27년 만에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안세영. 로이터=연합뉴스 안세영은 지난해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까지 아직 우승하지 못했으니 목표의 30~40%만 달성한 셈"이라며 메이저 대회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월 인터뷰에서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은 큰 대회라 동기 부여가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안세영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단식 1회전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5년 전과 세계 1위를 다투는 올해는 천양지차다. 안세영도 자만하지 않고 차분히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에서 6년 만의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끈 안세영은 오는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대해 "선수라면 무조건 금메달이 목표지만 욕심으로 목표를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매 경기, 매 대회, 매번 만나는 상대하는 선수만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세영은 올해 특유의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기회를 창출해 끝내는 경기 운영이 맹위를 떨친다. 안세영은 "무조건 공격하기보다 기회가 왔을 때는 그 순간에 끝내는 게 내 스타일의 경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올 시즌 야마구치, 천위페이, 타이쯔잉(대만) 등 강호들과 당당히 겨루고 있는 이유다.
이제 안세영은 13부터 열리는 BWF 슈퍼 1000 인도네시아 오픈에서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5년 전 아시안게임 노 메달 수모에 그쳤던 한국 배드민턴에 안세영이 과연 금빛 낭보를 전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