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연합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건 2016년이다. 매니 마차도가 내셔널리그 구단으로 이적하기 전이고 크리스 데이비스가 몸값에 걸맞게 홈런을 펑펑 터뜨리던 시기다. 또 지금은 LG 트윈스에서 뛰는 김현수가 있었다.
이후 볼티모어는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탬파베이 레이스가 버티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팀들의 전력이 너무 강했다. 게다가 토론토 블루제이스마저 2020년 자유계약선수(FA) 류현진 영입을 계기로 '윈 나우(win now)'를 선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러나 볼티모어는 지난 시즌 5할 승률 이상(83승 79패)를 기록하며 반등의 시작을 알렸고 올 시즌에는 65승 41패를 기록해 동부지구 1위의 수준을 넘어 아메리칸리그 전체 1등을 달리고 있다.
볼티모어는 후반기 첫 시리즈에서 마이애미 말린스와 3연전을 독식했다. 탬파베이를 상대로 3승 1패, 양키스를 상대로 2승 1패를 기록하는 등 동부지구 라이벌들을 상대로 나란히 위닝 시리즈를 거두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전체적인 기록을 살펴보면 볼티모어의 팀 타격은 아메리칸리그 중상위권, 마운드는 중위권 수준이다. 특급 마무리 펠릭스 바티스타와 셋업맨 예니에르 카노가 버티는 불펜이 워낙 탄탄해 막판 승부에 강하다.
볼티모어는 30개 구단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팜 시스템을 자랑한다. 잘 키운 유망주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으면서 주축 전력으로 성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포수 애들리 러치맨이다. 러치맨은 지난해 데뷔하자마자 공수의 중심으로 우뚝 섰고 올해는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볼티모어는 최근 높은 출루율에 장타 생산 능력까지 겸비한 러치맨에게 타석에 설 기회를 더 많이 주기 위해 그를 리드오프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긴 재활의 터널에서 벗어나 14개월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류현진(토론토 블루 제이스)이 복귀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다.
류현진은 오는 2일 오전 8시 7분(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리는 볼티모어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7월에 네 차례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마침내 빅리그 무대로 돌아온다.
다만 복귀전 상대가 만만치 않다. 약체에서 아메리칸리그 전체 1위로 도약한 볼티모어다.
류현진은 2020년 토론토로 이적한 후 동부지구 라이벌 볼티모어와 경기에 8번 등판했다. 8경기에서 5승 1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 3.92,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24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2020년부터 2021시즌 중반까지는 볼티모어의 천적과도 같았다. 하지만 페이스가 떨어진 2021시즌 중반 이후부터는 볼티모어를 상대로도 고전했다. 2021시즌 9월 12일 경기에서는 2⅓이닝 7실점으로 부진하기도 했다.
볼티모어가 이전과 다른 팀인 것처럼 지금은 류현진에게도 과거 맞대결 데이터는 크게 의미가 없다. 제구력과 직구 구속, 체인지업의 위력 등 류현진을 정의하는 특성들이 수술 이후 얼마나 잘 발휘될 지가 관건이다.
러치맨에 이어 상위 타순을 형성하는 거너 헨더슨, 앤서니 산탄데르, 오스틴 헤이스도 경계 대상이다. 이들은 출루 능력과 장타력을 두루 갖춘 선수들이다. 볼티모어에는 아직 홈런 20개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없다. 하지만 몰아치는 집중력이 탁월하다.
류현진에 맞서는 볼티모어의 선발투수는 올 시즌 6승 6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 중인 카일 브래디시다.
메이저리그 2년차 선발투수 브래디시는 최근 흐름이 좋다. 6월 중순 이후 8경기에 나서 4승 4패 평균자책점 2.29, 피안타율 0.197을 기록했다. 시속 90마일 초중반의 빠른 공을 바탕으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두루 섞으며 제구력 역시 안정적이다.
한편, 토론토는 1일 볼티모어와 3연전 첫 경기에서 2-4로 졌다. 공격에서는 3타점을 쓸어담은 라이언 마운트캐슬의 활약이 빛났고 외야수 헤이스는 9회말에 결정적인 다이빙 캐치로 팀을 구했다.
아메리칸리그 타율 부문 1위를 달리는 토론토의 보 비셋은 경기 도중 왼쪽 무릎 부상을 호소해 2일 경기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