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가 올해 들어서만 한국은행(한은)에서 100조 원 넘는 돈을 대출했으며, 지급한 이자는 114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13년 사이 가장 큰 대출 규모로, 올해 들어 세금이 예상만큼 걷히지 않자 한은의 대(對)정부 일시 대출 제도를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정부 일시 대출금 내역·이자액 관련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한 누적 금액은 100조 8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의 일시 대출 누적액을 과거와 비교해보면, 통계가 전산화된 2010년 이후로 13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미 작년 한 해 동안의 일시 대출 누적액인 34조 2천억 원의 약 2.95배에 달하는 규모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올해 대출 규모가 유독 컸다는 건 세출에 비해 세입이 부족해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재원을 많이 끌어다 썼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올해 상반기 정부 총수입(296조2천억원)에서 총지출(351조7천억원)을 차감한 통합재정수지는 55조 4천억 원 적자였다.
다만 7월 말 현재 해당 일시 대출 잔액은 0원으로, 정부가 올해 빌린 100조 8천억 원은 모두 상환됐다. 해당 대출로 정부가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한은에 지급한 이자는 1141억 원으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통계 전산화 이후 최대치다.
이율 등 대출 조건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하는데, 올해 1월 12일 의결된 '대정부 일시대출금 한도 및 대출조건'에 따르면 이자율은 '(대출) 직전분기 마지막 달 중 91일물 한은 통화안정증권의 일평균 유통수익률에 0.10%포인트(p)를 더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