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크래비티 미니 6집 '선 시커'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4월 데뷔한 남성 아이돌 그룹 크래비티(CRAVITY). 데뷔 초창기부터 '퍼포비티'라는 수식어를 강조했을 만큼 이른바 '센' 퍼포먼스의 곡으로 대중을 만났던 이들이, 마찬가지로 꾸준히 한 축을 담당해 온 '청량'으로 2023년 늦여름을 장식한다. 크래비티는 "강렬한 거든 청량한 거든 잘할 자신"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6개월 만의 새 앨범이자 여섯 번째 미니앨범 '선 시커'(SUN SEEKER)가 발매되기 나흘 전이었던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크래비티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앨범 발매 전 먼저 공개된 싱글이자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치즈'(Cheese) 뮤직비디오부터 보고 시작했다. '치즈'는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타이틀로 밀었던 곡 중 하나였다고.
'치즈'는 리드미컬한 베이스와 아름다운 화성의 신시사이저 사운드, 청량한 멜로디가 어우러진 팝 알앤비다. 기타 소리와 트랩 드럼을 곁들여 밝은 분위기를 더 끌어올렸다. 성민은 "투 타이틀이라는 게 확정되기 전인 상태에서 저희가 노래('치즈')를 들었는데, 수록곡으로 가면 타이틀보다는 조금 덜 조명받을 수 있겠다고 걱정했다. 투 타이틀로 활동한다고 이야기 들었을 때 그때 진짜 기뻤다"라고 말했다.
원진은 "(앨범 수록곡) 노래 듣는 날 맨 처음 들었던 곡이 '치즈'다. 저도 요새 작곡·작사 공부하고 있는데 제가 만약 곡을 쓴다면 '이런 식으로 쓰고 싶다'고 느낄 정도로 '치즈'라는 노래가 너무 좋게 다가왔다. 그래서 제가 회사 A&R 분께 가사를 쓰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때 이미 어느 정도 타이틀로 할 생각이 있으셨나 보더라. 이미 가사도 어느 정도 나온 상태라 제 가사가 정말 좋지 않으면 채택되긴 어려울 거라고 하셨지만, 연습 겸 해서 써서 냈었다"라고 말했다.
'치즈'는 크래비티에게 여러 '처음'을 선물한 곡이다. 일단 더블 타이틀곡 체제로 선공개 싱글을 낸 게 처음이었다. 또한 처음으로 뮤직비디오를 해외 로케로 찍었다. 멤버 앨런의 고향이기도 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촬영했다. 민희는 "뮤직비디오를 미국에 가서 찍은 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저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거여서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다. (회사가 신곡에) 힘을 많이 쓰려나 보다"라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왼쪽부터 크래비티 세림, 앨런, 정모.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현장에는 앨런의 어머니가 방문해 멤버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앨런은 "멤버들 지쳤을 텐데 당 충전할 수 있게 도넛도 사오시고 남은 촬영도 끝까지 계셨다. 어머님 앞에서 제 무대 말고 뒤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아마 처음이었을 거다. 그래서 굉장히 감회가 새로웠고 조금은 민망했다"라고 해 모두가 웃었다.
앨런은 "그치만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오겠나. 그래서 민망하더라도 조금 참고 힘을 내서 잘 마무리했던 것 같다"라며 "촬영 끝나고 나서 '너랑 멤버들이 고생하는 거 직접 눈으로 보니까 굉장히 기특하고 대견하다'고 하셨다. 그동안 고생한 게 잘 보여서 너무 뿌듯하기도 했고 좋은 말씀을 해 주셨다"라고 부연했다.
'치즈'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원 테이크' 촬영도 경험했다. 형준은 "저희가 안 해 봤던 원 테이크 촬영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랑 저희의 카메라 구도 합이 굉장히 중요해서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해 갔다"라며 "다행히 잘 나왔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세림은 미니 골프장에서 골프 치는 장면 뒷이야기를 전했다. 세림은 "제가 태어나서 골프를 처음 쳐 보는데, 오랫동안 운동해 왔고 구기 종목을 다 잘하기 때문에 몸으로 하는 건 다 자신이 있었다. 쉬는 시간에 해 보니 골프는 아닌 것 같더라"라고 고백해 일동 웃음을 터뜨렸다.
정모는 '치즈' 뮤직비디오 마지막을 담당했다. 그는 "원래는 영화 '데드풀' 쿠키 영상을 오마주한 건데, '쿠키가 나오는데 왜 아직까지 영화관에 있냐? 빨리 집으로 가라'고 끝내는 게 있는데, 팬분들한테 하는 것이다 보니 강하게 가라고는 못하고 좀 귀엽게 '끝났으니 집에 가서 한 번 더 봐라' 이런 식으로 바꿔서 표현해 봤다"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크래비티 우빈, 원진, 민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또 다른 타이틀곡인 '레디 오어 낫'은 경쾌함과 강렬함이 공존하는 크래비티만의 유니크한 스타일이 담겨 있다. 시원하게 뻗은 멜로디, 멤버들의 개성이 강조된 보컬로 '크래비티 식의 사랑법'을 들려줄 예정이다.
태영은 '레디 오어 낫'을 두고 "사운드가 되게 펑키하면서도 신나는 느낌이 있어가지고 듣자마자 무대 하는 크래비티 모습이 상상됐다. 정말 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저희 모습이 상상돼서, 첫인상이 되게 좋았다"라고 돌아봤다. 원진은 "'레디 오어 낫'의 훅 부분 멜로디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더라. 자동적으로 튀어나오기도 하고 흥얼거리기도 했는데, 그런 중독성을 팬분들께서도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세림과 앨런은 '레디 오어 낫' 작사에 참여했다. 세림은 "제목이나 곡 내용에 맞춰서 가사를 쓰려고 노력하는데 '레디 오어 낫'은 준비가 됐든 안 됐든 나는 질주하고 나아갈 거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앨런은 "개인적으로 청춘 하면 아픔, 꿈, 희망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라며 "일단 '부딪혀 봐라' 하고 청춘들과 저희 러비티(공식 팬덤명)가 용기 낼 수 있게 곡을 써 봤다"라고 전했다.
'치즈'와 '레디 오어 낫' 두 곡을 타이틀곡으로 한 이유를 묻자, 태영은 "요즘 트렌드가 이지 리스닝 곡이 많다 보니까 수록곡보다는 타이틀로도 보여드리고 싶었다. 퍼포먼스적인 부분도 무대를 꼭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에 '레디 오어 낫'이 퍼포먼스라면, '치즈'는 좀 더 이지 리스닝 곡이다"라고 소개했다. 대중성과 정체성을 다 잡겠다는 뜻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민희는 "그렇다"라고 했고, 형준은 박수로 화답했다.
'청춘'을 큰 주제로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원진은 "저희 팬분들과 K팝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첫 번째로 저희만의 색깔을 인식시키고 싶은 욕심이 컸기 때문에, 크래비티 하면 청량한 청춘을 노래하는 팀이라는 인식을 넣어 드리고 싶은 마음에 준비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왼쪽부터 크래비티 형준, 태영. 성민.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형준은 "데뷔 초에는 굉장히 센 곡을 하고 중간에는 '클라우드 나인'(Cloud 9) 같은 밝은 곡을 했는데 지금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걸 하니까 무대에서 신나보이고 보기도 편하고 되게 좋은 것 같다는 피드백이 굉장히 많았다. 저희가 지금 다 20대 초반이어서, 이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하면 저희는 지금 나이, 청춘을 노래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크래비티는 퍼포먼스가 강조된 노래도, 조금 더 듣기 편한 노래도 모두 자신 있다고 말했다. 민희는 "지금은 굉장히 청량한 타이틀로, 저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그림을 보여준다. 이 나이대에 보여줄 수 있는 걸 해야 한다는 생각에 청량을 많이 보여주되, 심심할 수도 있어서 수록곡엔 강한 곡이 많다"라며 "강렬한 거든 청량한 거든 잘할 자신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 시커'에서 가장 센 노래는 무엇인지 묻자, 태영은 "'메가폰'(MEGAPHONE)이라고, 가장 힙한 느낌의 곡이지 않나 싶다. 저희가 힙한 느낌 노래를 안 한 지 꽤 오래됐고 이런 노래로도 퍼포먼스 해서 더블 타이틀 이후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멤버 우빈은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바이브레이션'(Vibration)이라는 곡을 실었다. 우빈은 "'바이브레이션'은 세 번째로 수록된 저의 자작곡인데 지금까지는 되게 밝은 분위기의 곡을 만들어서 들려드렸다면 이번에는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제가 생각하는 크래비티 퍼포먼스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느낌이 뭘까 하다가 약간은 몽환적이고 섹시한 느낌으로, 퍼포먼스 보여주기 좋은 곡으로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다"라고 소개했다.
그룹 크래비티.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바이브레이션'과 가장 잘 어울리는 멤버를 꼽아달라는 부탁에 우빈은 "저이지 않나"라고 해 웃음을 자아낸 후 민희를 골랐다. 우빈은 "민희가 후렴 스타트하는 킬링 파트였는데 (저는) 여리고 호흡을 많이 뱉으면서 이렇게 쫀득쫀득하게 불렀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녹음 당일날 다른 느낌으로 하고 싶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 되게 강렬하고 마초적인 느낌인데, 민희 뒷파트가 저라서 민희 느낌에 맞춰서 녹음을 다시 했다"라고 전했다.
성민은 "'바이브레이션' 들었을 때 우빈이 형이 퍼포먼스 보여줄 수 있는 곡도 만들 수 있구나 해서 굉장히 놀랐다"라고 감탄했다. 원진은 "우빈이 형은 연습생 때도 작곡을 되게 많이 해서 작업물을 저한테 많이 들려줬다. '컬러풀'(Colorful) '라이트 더 웨이'(Light the way)의 무드도 되게 좋지만 연습생 때 썼던 무드도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바이브레이션'이 제가 생각하는 우빈이 형 이미지랑 맞고, 노래도 잘 나온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태영은 이번 활동을 하면서 '폭룡적이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신조어인 것 같은데 되게 많은 사람들이 쓰는 것 같다. 뭔가 정확한 뜻은 알지 못하지만 아주 좋다는 뜻 같다. '폭룡적이다'라고 하면 MZ(세대)분들이 좋아하시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