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1인 시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제공2년 전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의정부 초등학교 교사 2명 중 1명이 학부모로부터 장기간 악성 민원에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1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남부신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 달 1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총 4개 부서, 13명의 합동대응반을 구성해 감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고 이영승 교사는 지난 2016년 6월 수업 중 한 학생이 페트병 자르기를 하다 손을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사는 2017년 군대에 입대했지만, 해당 학부모는 복무 기간은 물론 제대 이후에도 그에게 연락하고 직접 만나 치료비 등을 요구했다.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리던 이 교사는 치료비 명목으로 2019년 4월부터 같은해 11월까지 매월 50만원씩 총 400만원을 전달했다.
하지만 학부모는 이미 2017년, 2019년 두차례에 걸쳐 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합당한 치료비를 보상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남부신청사에서 의정부 교사의 사망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경기도교육청 제공이와 함께 이 교사는 2021년 3월부터 사망 당일인 같은해 12월까지 또다른 학부모로부터 부당한 출석 처리를 요구하는 문자 폭탄을 받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이 교사가 받은 문자 메시지는 총 394건이다.
또 사망 직전에는 학생 간의 다툼 때문에 학부모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악성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 3명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필요한 후속조치를 하지 않은 학교, 교육지원청 관계자를 함께 수사 의뢰하고 징계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다만 도교육청은 이 교사보다 6개월 먼저 극단적 선택을 한 김은지 교사에 대해서는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주체와 유형 등 구체적인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학부모의 악성 민원, 교권 침해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책임지고 대응하겠다"며 "교사들은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말고 교권보호 핫라인 비상전화 또는 법률지원단 등의 제도를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