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전(?)의 포문을 연 이우석. KBL 제공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하지만 웃음 속에서도 날카로운 칼을 감추지는 않았다. 특히 서로를 향한 질문은 더 날카로웠다. 디스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만큼 우승을 향한 열망이 숨어있었다.
16일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이우석(현대모비스)이 디스전의 첫 포문을 열었다. 이우석은 이대헌(한국가스공사)을 향해 "울산에서 지내는 호텔도 바꿨다고 하는데 자신이 있냐"고 물었다. 현대모비스와 한국가스공사는 개막일인 21일 울산에서 만난다.
이에 이대헌은 "자신이 있다. 날렵해지려고 근육도 3kg을 뺐다. 오히려 이우석에게 자신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되물었고, 이우석은 "이미 지난 시즌 6번을 다 이겨서 항상 자신이 있다. 이번 개막전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전성현(소노)의 칼은 이우석에게 향했다. 한국가스공사에 6전 전승을 거뒀던 현대모비스는 소노를 상대로는 1승5패 열세였다.
전성현은 "이대헌에게 디스하는 것 같은데 우리만 만나면 작아진다"고 공격했고, 이우석은 "이번 시즌 소노와 경기는 무조건 다 승리하도록 하겠다. 또 성현이 형은 내가 막겠다"고 답했다. 전성현도 "이번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KCC 허웅. KBL 제공새롭게 LG로 이적한 양홍석은 현대모비스 조동현 감독에게 쌍둥이 더비에 대해 "자신있냐"고 물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LG로부터 김준일까지 데려갔다. 조동현 감독은 "지난 시즌 2승4패로 열세였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우리가 승수를 쌓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정현(삼성)은 전 스승인 소노 김승기 감독에게 질문했다. 소노 이정현과 자신 중 한 명을 선택해달라는 질문이었다. 큰 이정현은 김승기 감독과 함께 KGC(현 정관장)에서 우승을 합작했다. 작은 이정현은 김승기 감독의 조련 아래 소노 에이스로 성장 중이다.
김승기 감독은 "둘 다 농구를 너무 잘하는 선수들이라 할 말이 없다"면서도 "우리 이정현은 말을 잘 듣는데, 삼성 이정현은 말을 안 들었다"고 살짝 답을 피해갔다. 예상 못한 답변을 들은 이정현은 "말을 잘 들은 것 같은데…"라고 웃었다.
미디어데이 참석 복장에 대한 디스도 나왔다.
문성곤(kt)이 허웅(KCC)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9명의 선수들이 모두 수트 차림으로 참석했지만, 허웅은 홀로 캐주얼한 니트 차림으로 미디어데이에 나왔다.
문성곤은 "잘 생기고 멋진 허웅에게 혼자 니트를 입고 온 이유는 뭐냐"고 묻자 "말하지 말라니까"라고 정색한 허웅은 "컵대회도 우승을 했고, 딱딱한 미디어데이 분위기를 밝게 전환하고 싶어서 입었다. 나 혼자 입어서 민망한데 내년에는 다들 밝게 입고 왔으면 좋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